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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이자 61만→142만원”…대출자 보릿고개, 내년까지 이어진다

머니투데이 조회수  

(수원=뉴스1) 임세영 기자 =  2022.1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뉴스1) 임세영 기자 = 2022.1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년 전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2억원과 신용대출 5000만원을 빌려 서울 당산동 한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 직장인 A씨는 최근 대출 기한을 연장하면서 바뀐 금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6개월 전 각각 연 3.83%, 5.18%였던 전세대출(신규 코픽스 6개월 연동), 신용대출 금리가 연 6.64%,7.47%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첫 대출 때 매달 61만원을 갚았고, 6개월 전부터는 85만원을 냈는데 지금은 142만원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 대기업에 다니는 B씨도 떨어지는 집값과 치솟는 금리, 불어난 이자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2년 전 서울 마포에 있는 14억9000만원(KB시세)짜리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대출 당시 234만원이던 월 상환액이 지금은 359만원으로 125만원 정도 늘어났다. 최초 대출 때 연 3.05%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는 6.49%로 2배 이상 상승했고, 3.79%였던 신용대출 금리도 7.47%로 꼭 2배가 됐다.

금융당국이 전세를 사는 집 없는 서민과 주택 구입을 원하는 무주택 실수요자, 주담대 기존 대출자 등의 부담을 고려해 대출금리 인상 자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세대출과 변동금리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11월 신규 코픽스(COFIX·자본조달비용지수)는 전달의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4%대를 훌쩍 넘어섰다.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중단과 예·적금 금리 인상 자제로 코픽스 상승 속도는 둔화될 전망이지만 유례없는 고금리 시대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저금리 때 빚을 내 집을 사거나 전세자금을 빌린 차주들의 고통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5.19%~7.72%로 상단금리가 7%대 후반까지 올랐다.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11월 코픽스 상승분(0.36%포인트)을 일부 은행이 즉각 반영하면서다. 11월 신규 코픽스는 공시 이후 최고점을 찍은 전달(3.98%)에 이어 역대 최고치(4.34%)를 갈아치웠다.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한 은행들이 유동성(예수금) 확보를 목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더 올린 영향이다. 국내 8개 주요 은행의 자본조달비용을 합산해 산출하는 코픽스는 수신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따라 오른다. 금융당국이 최근 대출금리 상승 억제를 위해 은행들에 예·적금 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배경이다.

은행권에선 가파르게 오르던 은행 수신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진 만큼 코픽스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5대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4일 현재 연 4.75~4.92%로 한 달 전(4.85~5.18%)보다 낮아졌다.지난달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수신금리는 되레 떨어진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말라는 금융당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대출 차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은행들의 금리 인하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월 2일부터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0%p 인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9일 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 전세대출 금리를 보증기관에 따라 최대 0.85%p 인하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금리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선 영향으로 파악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금리 부담 완화 정책이 주담대에 치우쳐 전세대출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안다”며 “최근 은행들의 전세대출 금리 인하에도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미간 금리 차이를 좁혀야 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감안하면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연준의 잇단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인상)과 한은의 빅스텝(0.50%p 인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급격히 올랐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고점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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