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가 15일 한국회계기준원(원장 김의형) 내에 ‘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립하기로 했다./사진=금융위
금융위, 회계기준원 내에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 설립키로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가 15일 한국회계기준원(원장 김의형) 내에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공시기준과 관련한 국제 논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국내 기업에 적용할 ESG 공시기준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금융위 측에 따르면, 이미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적으로 일고 있었다. 국제 재무보고 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재단은 지난해 11월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조직하고, 전 세계 통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ESG) 공시기준을 제정했다.
올해 3월 일반 요구사항(IFRS S1)과 기후 관련 공시(IFRS S2) 공개 초안을 발표했으며, 내년 상반기 최종 기준을 공표할 계획이다. 생물 다양성 등 다른 친환경(Environmental) 분야와 사회적 책무(Social), 지배구조 개선(Governance) 분야도 순차적으로 기준을 제정하려 한다.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이나 미국 등 해외 주요국도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거나 ESG 공시 규율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EU는 올해 5월 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ESRS‧European Sustainable Reporting Stands) 초안을 발표했다. 앞서 1월엔 기업의 ESG 공시 의무를 강화한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을 시행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지난 3월 ‘기후 관련 공시 강화 및 표준화 방안’을 알렸다. 기후 분야 공시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상장기업의 공시 의무화를 제안한 것이다. 최종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는 금융당국 위주로 ESG 공시 관련 논의가 지속해서 이뤄져 왔다. 앞서 금융위는 국내 ESG 공시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가령 2025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2030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가 ESG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등의 내용이다.
다만, 적용 대상 기업과 공시항목 기준 등은 아직 구체화돼 있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기후 관련 재무 정보공개 협의체(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프레임워크(Framework‧규범)나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등 국제 이니셔티브(Initiative‧조직)가 발표한 여러 기준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를 작성‧공시 중이다.
이에 금융위는 회계 기준 제정을 담당하는 회계기준원에 KSSB를 설립해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해외 주요국도 이처럼 회계 기준과 연계해 ESG 공시기준 제정기구를 설립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ESG 공시와 관련한 국내외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SG 공시 기준 관련 업무를 전담할 조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본격 설립되는 KSSB는 ESG 공시기준과 관련한 국내외 논의를 지원하고자 회계기준원 산하 위원회다. 지난해 11월 IFRS 재단 내에 있는 기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International Accounting Standars Board)와 별도로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설립된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한국회계기준원(원장 김의형) 내에 설립하는 ‘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위원장을 맡게 된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사진=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KSSB는 총 7명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엔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이 자리했다. 상임위원은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이 맡는다.
비상임위원은 회원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대표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김영식) 소속 임원 중 3명을 뽑았다. 추천 위원 2명은 각각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에서 추천한 인사다.
비상임위원 당연직엔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과 이병래닫기이병래기사 모아보기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이 오르게 됐으며, 추천 위원엔 백복현 서울대학교 경영 대학교수와 조윤남 한국 ESG 연구소 대표가 선임됐다. 7명 위원 임기는 3년이다.
KSSB는 우선 ESG 공시기준과 관련한 국제 논의에 대응한다. ISSB의 공시기준에 대한 국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식이다. 해외 기준 제정기구와의 국제협력 등 ESG 공시기준 제정 관련 국제 논의도 대응할 방침이다.
국제 재무보고 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재단 조직 구조./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지난 7월 금융위와 회계기준원이 ISSB 공식 자문 기구인 SSAF(Sustainability Standards Advisory Forum)에 공동으로 지원서를 제출해 회원국 가입을 추진한 게 하나의 사례다. 회원국 가입 지원 결과는 이달 중 나온다.
기업 지원으로는 ISSB 공시기준 번역본을 배포하고 ESG 공시기준 적용 모범사례를 전파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인 ESG 공시 활동을 지원한다. 아울러 국제적 정합성과 국내 경제‧산업 여건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국내에 적용될 수 있는 ESG 공시기준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출하는 ‘ESG 공시기준 제정 지원’ 역할도 담당한다. 회계기준원 내에 있는 지속경영지원센터 인원을 7명에서 12명으로 늘려 실무 지원할 예정이다.
KSSB 첫 회의는 내년 1분기 중 개최하려 한다.
금융위는 향후 KSSB 설립을 통해 ESG 공시기준 관련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국내 ESG 공시 제도 전반에 대한 정비방안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환경, 기업 지배구조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자 내년 1월 중 KSSB의 공식 자문 기구로 ‘지속가능성 기준 자문위원회’를 14명에서 20명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향후 산업별 전문위원회도 신설할 방침이다.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립한 뒤 바뀌는 한국회계기준원(원장 김의형) 조직 구조./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금융위 관계자는 “KSSB 설립을 통해 ESG 공시기준과 관련한 국제 논의 시 우리 측 의견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글로벌(Global‧전 세계) ESG 공시기준 제정 과정에서 기업 등 이해관계자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ESG 공시기준 제정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국내 ESG 공시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는 회계기준원, 한국거래소, 금감원, 한국ESG기준원 등 관계 부처 및 관련 기관과 함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2023년 중 ESG 공시 의무화 일정 등 국내 ESG 공시 제도 전반에 대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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