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6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과도한 업무와 낮은 처우에 반대하며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지난 12일 중국의 한 의대 앞에서 현수막을 든 학생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등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
중국 6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과도한 업무에 비해 낮은 처우에 항의하며 연대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전역에서 도시 봉쇄에 반대하는 ‘백지시위’가 벌어진 지 약 2주 만으로, 이번엔 의료 현장에 투입된 의대생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1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저녁 중국의 장시성·쓰촨성·윈난성·장쑤성·푸젠성 등 5개 성 6개 의과대학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의대생으로 대학 부속병원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에 불만을 표출했다.
난창대 장시의과대 학생들은 “의료진에 비해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했다. 이들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인턴의 월급이 1000위안(약 18만원)에 불과하다고 공개했다. 쓰촨성 의대생들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중잣대 거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쓰저우 의과대 학생들은 부설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학생들에게 N95 마스크조차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환자 치료 과정에서 감염된 학생들은 격리돼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월급을 삭감했다고 전했다. 쿤밍의대 학생들은 “병원이 월급도, 휴가도, 마스크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진료를 요구해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중국 난창대 장시의과대 학생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는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
감시와 검열이 일상화된 중국에서 국가 정책이나 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방역을 앞세운 일상 통제가 3년째 지속되면서 중국인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도심에서 벌어진 ‘독재자 시진핑은 물러나라’ 현수막 시위가 신호탄이었다.
이어 지난달 26~27일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전면 봉쇄에 반대하는 대규모 백지시위가 벌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백지시위가 중국인들의 정치적 각성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베이징에선 의료진도 대거 감염돼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하이뎬구 병원의 약국 창구에는 “모든 당직 약사들이 아프니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부터 무증상 감염자 수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상시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폐지된 이후 증상이 있어도 검사받지 않는 사람이 많아 정확한 숫자를 집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위건위는 전날 신규 확진자가 224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유증상자만 확진자로 분류한 수치다.
중국 베이징의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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