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금리가 소폭 내려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 금융채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한편 금융당국도 대출금리를 지켜보겠다고 밝히면서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8~6.76%(고정형 기준)다. 상단이 어느새 6%대로 내려왔다. 하단은 이미 4%대로 내려왔다. 그간 상단이 7%대에 머무르면서 연내 8%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안정된 분위기다.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가 다소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4.565%로 집계됐다. 지난 9월20일 이후 약 석 달 만에 4.5%대로 내려왔다. 지난 10월 21일 5.467%까지 치솟으며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일 5%대 머무른 고공행진이 잦아든 모습이다.
당국 압박에 은행 간 예금금리 경쟁도 줄어든 만큼 이날 발표될 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도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대 시중은행에 5%대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을 정도다.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94~7.36%로 하단이 4% 후반대로 내려왔다.
전세대출 금리 상승세도 다소 진정됐다.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연내 전세대출 금리가 8%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4.96~6.36%다. 상단이 7% 중반대였던 지난달 말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5대 은행 대부분 금리 상단이 6% 초반대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의 대출금리를 주시한다고 밝히며 금리 인상 자제 신호를 보내자 은행들이 이에 응답, 전세대출 금리 상승세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미 우리은행은 최근 내년 4월30일까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내리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전세대출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호응 안 할 수도 없고 기준금리 상승세도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되니 은행들이 오히려 금리를 내리고 차주들을 모집하고 있다”라며 “당분간 은행들이 섣불리 대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