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 성적표가 공개됐다. 당첨자 가점은 최저 20점부터 최고 77점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복도식, 주방뷰 등 논란이 된 모델은 상대적으로 당첨자 가점이 낮게 형성됐다.
최저 가점 20점 전용 49㎡에서 나와…무주택 기간 5년 미만, 자녀 없는 신혼부부도 가능한 점수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일반분양 3695가구(특별공급 제외)을 모집한 올림픽파크포레온 당첨자 중 최저 가점은 20점으로 전용 49㎡에서 나왔다. 최고 가점은 77점으로 전용 59㎡A형 신청자였다.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에 따라 산출되는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3인 가구는 64점, 4인 가구는 69점이 최대 가점이다. 청약 가점 20점은 무주택 기간 5년 미만에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청약통장 가입 기간만 충족하면 가능한 점수다.
일반분양을 모집한 16개 모델 중 13개 모델은 평균 가점이 50점을 넘었다. 당첨자 평균 가점이 가장 높은 모델은 84㎡A형으로 67.2점이었고 이어 84㎡B형(64.05점) 59㎡E형(61.53점) 84㎡H형(59.9점) 등의 순으로 평균 가점이 높았다. 반면 전용 39㎡(37.09점) 전용 49㎡(37.51점) 전용 84㎡E(47점) 등 3개 모델은 평균 가점이 50점을 밑돌았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에 이웃집과 주방 창문이 마주보도록 설계된 일부 세대 구조 샘플. 창문 간 거리는 1.8m다. /사진=방윤영 기자 |
평균 가점이 낮은 모델은 분양 전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전용 39㎡와 49㎡는 6억~8억원대 분양가에도 내부 면적이 작다는 비판이 있었고, 전용 84㎡E는 이웃집 주방창과 거리가 1.8m에 불과해 ‘주방뷰’란 오명이 붙었다. 전용 59㎡ 중 당첨자 최저 가점이 46점으로 가장 낮은 59㎡C형도 주방뷰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당첨자 평균 가점이 약 62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청약 결과는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반분양 규모가 특별공급을 합쳐 미니신도시급에 준하는 4786가구에 달하고, 금리인상기 자금 조달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반론도 있다.
일례로 분양가 13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전용 84㎡형에 고가점자가 상당수 분포했다. 84㎡A·B·D형 당첨자 최고 가점은 74점, C형은 76점이었다. 다른 모델도 최고 가점이 69점으로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이었다.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계약률 80% 밑돌면 사업 차질 우려…지난달 분양한 중랑구 신축 단지는 초기 계약률 91.2%로 ‘선방’
부동산 업계에선 올림픽파크포레온 당첨자의 ‘초기 계약률’에 관심이 높다. 이 단지는 다음달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진행한다. 보통 신축 아파트 정당 계약 기간은 3~4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계약 기간을 길게 잡았다.
조합이 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5432억원 규모 자동유동화기업어음(ABCP)와 전자단기사채(ABSTB)의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자금 상환일 이틀을 앞둔 시점까지 최대한 계약률을 높여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계약률이 80%를 밑돌 경우 사업비 대출 연장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 전경. /사진제공=뉴스1 |
이 단지 초기 계약률과 관련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평균 경쟁률은 높지 않아도 계약 진행을 목표로 청약한 실수요층 비중이 높아 계약률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기본 경쟁률이 낮고 당첨 가점이 낮은 모델에선 무순위청약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상당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달 청약을 접수한 서울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1순위 청약에서 336가구 모집에 2793명이 신청해 평균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을 포함한 전체 공급 물량 501가구 중 457가구가 계약을 마쳐 91.2%의 초기 계약률을 달성했다. 분양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준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 단지는 13개 주택형 중 11개 주택형의 평균 당첨 가점이 50점을 넘었다.
이와 달리 올림픽파크포레온 초기 계약률이 저조하면 향후 부동산 시장에 초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만약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에서 대거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부동산 시장이 사실상 암흑기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후속 분양 단지의 미분양 리스크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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