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제 유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8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휘발유 가격이 1479원으로 표시돼 있다. 2022.1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가 올해 말까지 적용하는 유류세 인하(37%) 조치를 추가 연장하되, 인하폭은 줄여갈 것이 유력시된다. 최근 국제유가 안정으로 국내 기름값이 줄곧 하락세를 보인 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류세 인하 조치로 정부의 세수 손실도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역대 최대 폭인 유류세 37% 인하 조치를 이달 말까지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유류세를 20% 인하했고, 올해 5∼6월 30%로 인하폭을 확대한 데 이어 7월부터 이달 말까지 37% 인하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인하 폭(현행 37)%을 30%·20% 등으로 줄여나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환원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국내 기름값이 줄곧 안정세를 보여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4∼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ℓ) 1611.1원으로 전주보다 15.1원 내렸다. 휘발유 주간 가격은 13주째 하락세다. 이달 첫째 주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45.7원으로 주간 가격 기준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름값 안정은 국내 유류 가격의 선행지표인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9일 기준 서부텍사스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71.02달러로 전월 동기(9일 85.83달러) 대비 17%(14.81달러) 하락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국제유가는 대개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손실도 정부가 인하폭 조정을 고려하는 요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교통·에너지·환경 세수(9조4000억원)는 작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국가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정부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도 내년 세입 예산고려 시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가 내년부터는 개소세를 인하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세수를 전망한 셈이다. 이러한 전망에 근거해 정부가 승용차 개소세 인하를 올해 말 종료한다면 약 4년 6개월 만에 세제 혜택이 막을 내리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말까지 승용차 개소세를 30% 인하했고,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 인하 폭을 70%로 올렸다. 이후 2020년 하반기 인하폭을 30%로 되돌린 이후 6개월 단위로 연장해 올해 연말까지 적용 중이다.
재정당국은 내부적으로 승용차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를 놓고 막바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내년 경기둔화 영향으로 소비가 쪼그라들 우려가 큰 가운데 내수 진작 차원에서 승용차 개소세 인하의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승용세 개소세 인하의 연장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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