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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생긴 세입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 8%에 달하는 전세대출 금리도 걱정이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리지 않고 전세를 연장하더라도 기존 대출받은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역전세난 속에 더 싼 전세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전세대출 금리는 연 5.93~7.51%로 금리 상단이 연 8%대 다가섰다.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한 영향이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2010년 공시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0.58%포인트로 가장 컸다.
전세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자 우리은행은 한시적 금리를 인하해주는 대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내년 4월 30일까지 약 5개월간 전세대출 금리를 0.65~0.85%포인트 인하한다.
적용 상품은 ▲우리전세론 ▲우리WON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 ▲i-Touch전세론 등이다. 4개 상품을 새로 대출받거나 연장하는 경우다. 모두 코픽스에 연동해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상품이다. 취급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WON전세대출(주택보증)은 0.85%포인트, 우리스마트전세론(서울보증)은 0.65%포인트 인하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아이터치 전세론 상품도 보증 종류에 따라 금리가 0.65%포인트 혹은 0.85%포인트 인하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 차원에서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이 전세대출 금리 인하의 신호탄을 쏘면서 다른 은행도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전세대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한시적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이자 깎고 상환 늦추는 은행들… 취약 차주 지원책 가동
은행권은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장하는 등 대출 지원책을 가동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보유 고객의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대상은 잔액 1억원 이상 원금분할상환 주담대 중 대출 기준금리가 지난해 12월말 대비 0.5%포인트 이상 상승한 계좌 보유 고객이다.
신청 고객은 이자유예 신청 시점의 대출 기준금리와 지난해 12월말 기준금리 차이만큼 최대 2.0%포인트까지 12개월간 대출 이자를 유예받는다. 1년 동안 유예 이자를 제외한 원금과 이자를 납부하면 된다.
유예기간인 12개월 종료 후 유예한 이자는 36개월간 분할 납부하면 된다. 유예이자에 대해 추가로 부담하는 별도의 이자는 없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이 연 7% 초과 고금리 대출 기한연장 시 최대 1%포인트 금리를 감면해준다. 소상공인이 비은행권에서 사용 중인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은 낮은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해준다.
NH농협은행은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농민에게는 최대 0.3%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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