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치솟은 연어 가격이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비싸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연어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26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연어 1㎏의 평균 가격은 1만6200원으로 전년 동기(1만1100원) 대비 46% 급등했다. 올해 초 2만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가격에 비하면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3월 초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격 급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으로 러시아를 경유하는 항공편이 막히면서 우회 경로를 통해 화물이 집중돼 항공 운임이 올랐고 이는 연어 등 유럽에서 오는 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한때는 ‘연어 대란’마저 빚어지면서 일부 횟집에선 연어 메뉴를 없애거나 양을 줄이는 상황까지 생겨났다. 최근엔 고유가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연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물류비도 높은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이런 상황에도 연어 수입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 수출정보를 보면 올해 1~10월 연어 수입량은 6만2000여t으로 전년 동기 4만2000여t과 비교해 2만 여t(47%) 늘어났다. 국내 연어 수입량은 2019년 3만8000t, 2020년 4만3000t, 지난해 5만7000t으로 최근 3년 사이 50% 증가했다. 10여년 전인 2013년 1만8000t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생연어는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가 대부분으로 지난해 기준 약 9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산 연어 역시 수입량이 점차 느는 추세로 2019년 2만7631t에서 2020년 3만t, 지난해 3만7542t으로 증가했다. 올해 10월까지는 2만4644t이 수입됐다.
이는 한국에서 연어의 인기가 지속해서 늘어난 것이 한몫했다. 음식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편의점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이유가 크다.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연어가 대중적인 음식으로 변모한 것이다. 연어가 건강식이라는 인식도 인기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이를 찾는 수요가 더 많아졌다. 연어는 세계 10대 슈퍼푸드로도 유명하다. 비타민과 칼슘, 오메가3 등이 풍부하고 다이어트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어의 최대 성수기로 여겨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도 이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마트는 40여t에 달하는 북극해산 생연어를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북극해를 직접 찾아 공급처를 확보했고, 북위 68도~70도 노르웨이 북극권 해역에서 연어를 양식하는 ‘노드락스’에서 연어를 직수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어 수입량과 소비량이 갈수록 늘고 있고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시장도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물류비 증가와 환율 상승 등의 요인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런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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