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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이후 두 번째 ‘고졸 회장’···신한금융의 新미래 덕출이 ‘진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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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또 한 번 ‘고졸 신화’가 탄생했다.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그룹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라응찬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 문화 전파한 ‘정통 신한맨’…유연한 리더십 주목 = 진 내정자는 신한금융 역사에 라응찬 전 회장 이후 두 번째 ‘고졸 신화’가 됐다. 금융업계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은 사례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는 덕수상고,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거쳐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은행원으로서 시작은 1980년 IBK기업은행이었다. 6년만에 기업은행을 퇴사한 그는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경력을 쌓았다.

1992년 인력개발실을 거쳐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다.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부부장으로 일했으며 2004년 자금부로 옮겨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6년만인 2008년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역임하고 다음해인 2009년에는 일본에서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번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출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2009년 신한은행의 첫 해외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이 출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어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신한금융지주 운영 담당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진 내정자는 뼛속까지 ‘신한 문화’를 새긴 CEO로 통한다. 1987년 인력개발실 연수팀에 근무하며 누구보다 앞장서서 신한 문화를널리 퍼뜨리며 신한 문화의 전도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신한 문화가 본격적으로 내재화되기 시작할 때 신한 문화 책임자였던 만큼, 신한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리더로 꼽힌다.

이는 지난 2019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진옥동을 은행장으로 추천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자경위는 “신한 문화를 향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화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SBJ 대표 시절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여줬고, 은행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식견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회추위의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재호 회추위 위원장은 이날 후보 결정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회추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함께 그룹 내 외부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결합시키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차기 회장 후보에 올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 내정자는 SPJ법인장, 신한지주 부사장과 신한은행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금융업계에 대한 이해를 갖췄고 글로벌 업무 경험을 통해 감각도 갖췄다”면서 “또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써 그 경영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 행장은 유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차별적 전략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은행 창립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내실있는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서 “특히 역동적인 조직 체계를 구축하고 선진국 수준의 ESG경영체계를 확립하였으며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을 충분히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임 회장 후보 추천은 저희들이 갖고 있는 도덕성, 가치구현, 업무, 전문성 그리고 역량에 대한 평가와 미래의 불확실한 경영 여건에 대해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사람이라는 명확한 기준 하에 심의했다”고 강조했다.

◇SBJ은행에서부터 신한은행까지…실적으로 능력 증명 = 진 내정자는 일본과 국내에서 실적으로 경력능력을 증명했다. 신한은행장 취임 이후 부턴 ‘고객 중심 경영’을 내세워 사회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은행이 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 근무의 절반 가량을 일본에서 보냈다. 신한은행의 첫 해외 진출지인 오사카지점에서 1997년부터 근무하다 2002년 귀국했다. 2009년 신한은행의 첫 해외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이 출범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이후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2014년 SBJ은행 부사장, 2015년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했다.

2015년엔 SBJ 대표이사로 취임해 전략, 인사, 감사 등 기본적인 은행 조직 구조를 갖춘 현지법인 경영을 시작했다. 당시 일본 틈새 시장인 주택론 시장에 진출해 단기간 내 리테일 특화 은행으로 SBJ 입지를 구축했고 기업·IB 시장까지 과감하게 진출해 외형과 손익을 크게 증대하는 등 SBJ가 신한은행의 글로벌 손익의 21%를 차지하는 주요 글로벌 거점이 되는 데 초석을 다졌다.

일본에서 보여준 성과를 바탕으로 진 내정자는 2017년 1월 한국으로 돌아왔와 2019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지난 4년 간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로서의 신한은행 지위를 공고히 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연속으로 달성하는 등 남다른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을 2위로 밀어내고 신한은행을 국내 ‘리딩뱅크’로 만들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93억원)에 비해 19.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21.7% 증가했는데 이는 국내 은행 중 최고 실적이다.

◇’고객 중심’과 ‘지속가능한 경영’ 비전…새로운 ‘신한 문화’ 기대 = 진 내정자는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서도 격의 없는 소통으로 유명한 진 내정자는 은행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는 ‘두려움 없는 조직’을 추구했다. 진 부행장은 수행비서 없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퇴근 후 바쁜 영업점에 홀로 쿠키를 들고 깜짝 방문하는 등 소탈한 행보로 주목 받기도 했다.

특히 특히 ‘성과 중심’에 치중하는 영업문화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자 한 경영철학은 높게 평가 받는다. 2019년 취임 일성에서 강조했던 고객 중심 경영을 2022년 신년사에서도 “고객 중심은 모든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라며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객과 사회의 신뢰가 없다면 우리의미래도 없다. 고객중심 경영을 흔들림 없이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진옥동 내정자는 산한금융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이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고객, 종업원, 직원, 주주, 이사회의 책임있는 기업 시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지속가능경영에서 중요한 부분은 재무적 크기 보다는 사회에서 그 기업이 오래가기 위한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내부통제,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사모펀드 사태로)우리를 믿고 거래해준 고객에게 많은 상처를 드렸고 그 부분에 대한 신뢰회복이 제일 우선 과제인만큼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깊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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