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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아메리카만 사용”…TSMC, 애플·엔비디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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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메이드 인 아메리카만 사용”…TSMC, 애플·엔비디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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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앞으로 애플은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만든 프로세서만 사용하겠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제품은 미국에서 생산한 TSMC 반도체만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대만 TSMC는 6일(현지 시각) 열린 공장 장비 반입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고객사 CEO들이 자리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TSMC가 해외에 5나노 이하 생산거점을 만드는 것은 애리조나 공장이 처음이다. 해당 공장은 2023년 말 초미세공정으로 분류되는 4나노 공정 제품을 2만장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다.

TSMC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400억 달러(약 56조원)를 투자해 제2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제1 공장 투자 규모가 120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약 3배 이상을 더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공장은 오는 2026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는 공정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1공장의 공정 수준은 당초 5나노에서 4나노로, 이번에 새롭게 투자 계획을 밝힌 2공장의 공정은 3나노로 고도화한다.

마크 리우 TSMC CEO는 “두 개의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60만 개가 넘는 웨이퍼를 생산해 낼 것”이라며 “이는 매년 100억 달러의 매출을 의미하며, 우리 고객 생산 판매로는 400억 달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건설로 3만1000개의 일자리가 생기며, 높은 연봉의 기술직 일자리는 1만3000개가 추가로 창출된다. 이 가운데 4500개는 TSMC의 직접 고용”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4월 TSMC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오늘 두 번째 투자를 발표했다”라며 “TSMC는 애리조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40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1만개의 하이테크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TSMC와 같은 기업 대표들에게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제조업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할 경우 업계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질문했었다”라며 “나는 미국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었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첫 고객사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애리조나 공장 생산량의 25~35%가 애플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 및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 칩들에는 이제 자랑스럽게도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라며 “앞으로 애플은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만든 프로세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애플은 해외에서 모든 최첨단 칩을 구매해야 했다. 이제 더 많은 공급망을 해외로 가져올 것”이라며 “TSMC가 미국에서 새롭고 더 깊은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력 관계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메이드 인 아메리카만 사용”…TSMC, 애플·엔비디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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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의 대형 고객사 확보와 연이은 투자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1위는 TSMC(53.4%)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6.5%로 2위에 그쳤다. 1위와의 격차는 36.9%포인트(p)로 큰 편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초미세공정 기술을 앞세워 주요 고객사를 확보해 ‘시스템 반도체 1등’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을 TSMC보다 먼저 양산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바 있다. 또 오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이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4년 가동이 목표다.

그러나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들이 TSMC의 행사에 참여하며 이들의 칩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삼성이 노렸던 주요 고객사는 TSMC에 뺏겼다고 볼 수 있다. 기술력은 앞섰지만, 점유율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인 고객사 확보전에선 TSMC에 뒤진 셈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합격품의 비율)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수율이 해결되지 않으면 고객사들이 생산을 맡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TSMC는 지난 8월 3나노 공정 수율이 80%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수율은 TSMC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수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계현닫기

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사장도 5나노, 4나노에서 TSMC보다 수율이 뒤처진 게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앞서 퀄컴도 삼성전자에 맡긴 스냅드래곤8 1세대의 수율이 기대치에 못 미치자 TSMC로 물량을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최근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물량 일부를 확보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수율 이슈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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