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뉴스1) 김영운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13일째 이어진 6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2터미널 앞에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노동조합’일까, ‘사업자단체’일까.
6일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13일째 계속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를 위해 화물연대에 세 번째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가로막혔다.
화물연대는 노조를 자처하고 있지만,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는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라는 전제 아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돼 자주적으로 단결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다.
헌법과 노동조합법 등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파업·태업과 같은 ‘쟁의행위’는 민사·형사상 면책이 인정된다. 즉 파업·태업의 주체가 노동조합이 아닌 다른 성격의 단체로 분류될 경우 쟁의권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으며 정부 역시 화물연대가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화물연대를 ‘노조’로 부르지 않으며, ‘총파업’ 대신 ‘집단운송거부’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는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지 않는 등 스스로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아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해서도 ‘사용자를 대상으로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교섭 과정에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13일째인 6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앞에서 건설노조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지지 동조파업 결의대회를 가진 뒤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2022.12.06. |
정부는 이런 논리로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이달 2일, 5일에 이어 6일까지 총 세 차례 서울 강서구 화물연대 본사 등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시도한 것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의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는 단체 구성원의 사업 내용·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면 안 된다. 예컨대 화물연대가 운송업자에게 운송거부를 강제한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나 소비자단체는 사업자가 조직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사업자단체로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을 적용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향후 화물연대가 사법 또는 행정절차를 밟게 될 경우 노동조합 여부 판단이 위법성을 가리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화물연대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화물노동자 노동조합인 화물연대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는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화물연대가 만약 노동조합으로 인정되더라도 공정위 제재를 피하기 힘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사업자단체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 ‘노동조합이자 사업자단체’로 보고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이 맞는지’ 여부보다 이들이 ‘사업자단체가 맞는지’와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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