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으로 기업회생절차 신청
영업은 정상 운영

홈플러스가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1997년 창립 이후 30년 가까이 국민과 함께한 대형마트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지만, 결국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난관에 부딪히며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
홈플러스는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잠재적인 자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한 선제적 조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서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의 긍정적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회사 측은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의 2025년 1월 31일 기준 부채비율은 462%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506%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7조 462억 원으로 2.8% 증가했다. 이처럼 개선된 수치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회생, 영업에는 영향 없나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절차 신청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업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몰 등 기존 사업은 차질 없이 운영되며, 협력업체와의 거래도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될 예정이다.

또한, 임직원의 급여 지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지난 12개월 기준 2374억 원으로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금융 부담이 완화되면 현금 흐름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홈플러스, 왜 이런 위기에 처했나
홈플러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 할인점 체인으로, 1997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에서 시작했다.
이후 1999년 영국 테스코와 합작해 삼성테스코를 설립하고, 2011년 홈플러스 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규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소비 증가,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기업의 급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10년 이상 지속된 대형마트 규제가 홈플러스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이루며 영업 실적을 개선해 왔다”며 “이번 회생절차 신청은 선제적 조치일 뿐, 임직원과 협력업체, 주주 모두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생 가능성은?
홈플러스는 2024년 기준 약 130개의 대형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413개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65 플러스 편의점 브랜드까지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4조 7,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어,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통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재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온라인 시장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향후 회생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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