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점유율,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확대
삼성·LG, 성능·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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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TV 뿐 아니라 요즘 중국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아요”
중국 기업들이 한국 가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로보락(Roborock)이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TV 시장에서는 TCL·하이센스·샤오미가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넘어섰다.
특히 로보락은 강력한 성능과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TV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가 가파르며,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중국 로보락,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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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Roborock)이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지난해 로보락은 국내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 20일 로보락은 S9 MaxV Ultra와 S9 MaxV Slim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기존보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흡입력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물걸레 기능이 개선됐다.
특히 S9 MaxV Ultra는 2만2000Pa의 흡입력과 초당 4000회 진동하는 물걸레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일반형이 184만 원, 자동 물 공급 기능이 포함된 직배수 스테이션형은 199만 원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로봇청소기는 성능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의 흡입력은 6000Pa, LG 코드 제로 로보킹 AI 올인원은 1만Pa로, 로보락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가격도 삼성 179만 원, LG 219만 원으로, 성능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보락 “한국 시장 자신 있다”…中 제품의 약점은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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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S8 플러스는 94만 원, Q9 Max Plus는 74만9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로보락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420억 원에 달했다. 중소형 중국 업체까지 포함하면 중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한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는 굉장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보안 문제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AI 기업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로봇청소기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보안 취약성이 중국 제품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 실제 해외 해킹 대회에서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녹스(Knox) 보안 플랫폼과 암호화, 보안 칩을 통해 외부 해킹을 차단한다. LG전자도 ‘실드’ 보안 시스템을 적용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TV, 출하량 韓 첫 추월…시장 점유율 격차도 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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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은 로봇청소기뿐만 아니라 TV 시장에서도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TCL·하이센스·샤오미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특히 초대형 TV(75인치 이상) 시장에서도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이 5년 새 5%대에서 15% 이상으로 급등했다.
다행히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2500달러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9.6%, LG전자는 30.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 업체(TCL 1.6%, 하이센스 0.9%)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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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시장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보조금 지급이나 대중국 관세 부과 등 시장을 지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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