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힘든데 “기름을 부었다”…’빨간불’ 들어온 서민 경제, 이대로 가다간

위드카뉴스 2025.03.03 조회수

뚜레쥬르도 가세한 빵가격 인상 러시
커피·음료·맥주까지 줄줄이 올라
식품업계 “원자재·환율 부담” 호소

“안 그래도 힘든데 더 오르면 어떻게 살라고…”

식품·외식업계가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커피, 빵, 음료, 맥주 등 생활 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서민 가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빵집부터 커피숍까지 ‘가격 인상 도미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 1일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약 5% 올렸다. 이에 따라 데일리우유식빵과 단팥빵은 각각 3,600원, 1,900원으로 100원씩 인상됐고 부드러운 고구마라떼 케이크는 기존 3만원에서 3만1천원으로 1,000원 올랐다.

이는 지난달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던킨이 제품 가격을 약 6%씩 인상하고, 삼립이 포켓몬빵과 보름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린 후속 조치로 대형 제과 프랜차이즈가 모두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커피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네스프레소는 1일부터 캡슐 커피 가격을 개당 최대 81원 올렸다. 또한 배스킨라빈스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원 인상하고, 저가 커피 브랜드로 알려진 더벤티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사이즈) 가격을 200원 올린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와 할리스, 폴바셋은 지난 1월 메뉴 가격을 인상했고, 파스쿠찌와 컴포즈커피도 지난달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이로써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주류·음료까지 확산되는 물가 상승

식품 물가 인상은 다른 품목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1일부터 맥주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편의점 기준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제품(500㎖)은 4,900원으로 400원 인상됐으며, 병제품(640㎖)은 무려 900원이 오른 5,400원이 됐다.

또한 빙그레는 1일부터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 인기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여기에 웅진식품도 같은 날 하늘보리(500㎖) 등 차음료 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자연은 시리즈와 초록매실(500㎖) 제품 가격은 9.3% 인상했다.

정부 요청과 업계 현실 사이 간극

이런 가격 인상 움직임에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달라고 수차례 협조를 요청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식품사 17곳 대표·임원과의 만남에서 “식품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려운 때를 다 같이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범수 차관 역시 지난달 25일 외식업계 간담회에서 “물가로 인한 악순환으로 외식업계 전체가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 가장 우려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식품·외식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식품·외식기업은 대부분의 식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가 압박이 커지는데, 커피 원두, 코코아 등 일부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단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정부 눈치를 크게 볼 필요가 없는 요즘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식자재뿐 아니라 포장재 가격도 급등했고, 에너지 비용과 물류비 상승 등도 겹쳐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