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비용 연 232조
사회갈등 집단 대립
사회 전반 갈등 완화 필요
2023년 국무조정실과 단국대학교 분쟁 해결연구센터의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사회적 갈등 비용은 총 2,326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매년 평균적으로 232조 6,6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사회적 갈등 해결에 들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236조 원의 10.4%에 해당하며, 올해 국가 예산 656조 6,000억 원의 약 36%에 달하는 수치다. 1990년부터 2022년까지의 사회적 갈등 비용을 보면, 1990년에는 1조 4,67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37조 8,327억 원으로 급증했다. 2010년 이후 사회적 갈등 비용은 빠르게 증가했으며 2016년 이후에는 총 2,130조 132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의 유형을 분류한 결과 이념 갈등이 1,981조 2,487억 원으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노동(306조 8,402억 원)과 지역(76조 5,753억원) 갈등이 뒤를 이었다. 이념 갈등은 갈등 발생 빈도는 낮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해 갈등이 장기화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의 갈등 비용은 1,740조 원에 달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최근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는 사회갈등 유형은 진보와 보수 간의 정치적 갈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사회갈등 중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응답자의 92.3%가 이 갈등을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정치적 갈등이 사회적 긴장과 불신을 일으키며 국민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갈등은 일반적으로 희소한 사회적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단 간 대립과 긴장, 그리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신념, 가치관이 충돌하는 상태를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갈등은 여러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정치적 갈등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71.8%), 지역갈등(71.5%) 등이 심각하다고 여겨졌다. 이는 경제적 불평등, 고용 불안정, 기업 간 경쟁 등의 사회적 이슈들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 간 갈등(60.9%), 세대 갈등(56.0%), 다문화 갈등(54.1%), 남녀 간 성 갈등(46.6%)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 간 갈등은 2018년 조사에서는 49.6%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60.9%로 11.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과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주택 소유와 비소유 간의 갈등이 더욱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정당이 중심이 되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56.01%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사회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2.04%는 국회와 정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았다.
사회갈등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22.31%),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21.81%), 촘촘한 사회안전망 강화(15.44%), 계층이동의 사다리 마련(15.04%)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조치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사회 전반의 갈등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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