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아파트값 한 주 만에 8% 상승
매수 심리 9주 만에 기준선 돌파
“일시적 상승 가능성…장기적 흐름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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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도 다 같은 서울이 아니네요”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자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규제가 풀린 지역의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 주 만에 평균 8% 상승했고,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40억 원에도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강남 3구 토지거래 허가 해제…자유로운 거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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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국제교류 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확정했으며, 13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대부분 아파트는 구청 허가 없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할 때 실거주 또는 실사용 목적을 증명해야 하며,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다. 서울시는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광범위한 지역을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왔으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격 안정 효과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규제 완화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특단의 시기에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 해제 후 강남 3구 집값 상승…전용 84㎡ 40억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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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해제 이후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2일부터 20일까지 강남 3구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24억5,139만 원으로, 1일부터 11일까지(22억6,969만 원)보다 8%(1억817만 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22개 구의 평균 거래 가격이 2.6%(2,462만 원)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17일 26억 원에 거래돼 6일 전(24억8,000만 원)보다 1억2,000만 원 올랐다. 같은 동 리센츠 전용 84㎡도 14일 27억5,000만 원에 거래돼 일주일 만에 5,000만 원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13일 40억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35억5,000만 원) 대비 4억5,000만 원(12.7%) 오른 금액으로,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강남권 최고가 수준이다.
매수 심리도 급반등…9주 만에 10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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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7일 기준 강남지역 매매수급지수는 100.5로 전주(99.9)보다 0.6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9주 만에 100을 넘어선 것으로,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도 100.2에서 101.5로 한 주 만에 1.3p 상승하며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강남 3구 집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이번 규제 해제로 강남권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살아났지만,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정책 효과가 점차 반영되면서 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투기 조짐이 보일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지정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 밝혔다.
강남 부동산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다시 한번 불이 붙은 가운데 이 분위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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