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사 대체로 고용 줄이는 추세
희망퇴직 2,300여 명으로 450명 늘어
디지털 가속화에 따른 인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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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올해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채용문이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매년 최대 3,000명에 달하는 청년들을 수혈했지만, 디지털 전환과 이로 인한 비대면 업무 가속화로 필요한 인력의 수가 줄면서 이제는 한해 채용 규모가 2,000명을 넘기지 않게 됐다. 5대 은행 정기 공채 규모는 2018년만 하더라도 3,000명 수준이었지만, 2019년부터 점차 쪼그라들어 2021년에는 936명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공채 내용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에서는 지난해보다 축소된 양상을 띤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올 상반기 신입 행원 공개 채용을 시작한 곳은 하나·우리은행 두 곳이다. 하나은행은 150명, 우리은행은 190명을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유일하게 채용 규모를 늘린 곳은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2023년 상반기 500명, 하반기 150명 등 총 650명의 신입 행원을 선발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많은 상반기 565명, 하반기 580명으로 1,145명을 채용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올 상반기 채용을 동시에 실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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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 2023년 상반기 250명, 하반기 210명 등 총 460명을 신입 행원으로 뽑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상반기 150명, 하반기 250명으로 400명만이 입사하면서 채용자 수가 전년 대비 13%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 역시 지난해와 같은 150명으로,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2023년 상·하반기 각각 250명씩 총 500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상반기 180명, 하반기 210명으로 390명에 그쳤다. 1년 새 채용 인원이 22%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보다 10명을 더 채용하고 있지만, 2023년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다. 아직 올 상반기 채용이 시작되지 않은 은행도 지난해와 2023년의 수치를 살펴보면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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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2023년 상반기 250명, 하반기 170명 등 420명을 채용했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규모가 300명(상반기 100명, 하반기 200명)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신입 행원 채용 수는 상·하반기 각각 250명씩 총 500명에서 230명(상반기 100명, 하반기 130명)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총 18조 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다. 여기에 신청 연령 확대와 암묵적 페널티 등으로 희망퇴직을 계속해서 유도해 희망퇴직자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갈수록 은행의 채용문은 좁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인력 충원을 줄이는 이유는 뭘까.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빈자리를 디지털 전문 인력들이 채우는 분위기“라며 “IT 인력의 경우 평균 보수가 상당히 높은 만큼, 우수 IT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통해 절감한 비용을 쏟아 채용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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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의 연령을 넓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1986년생까지, 국민은행은 1974년생까지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 희망퇴직자 수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 541명이 퇴사를 마쳤다. 이는 작년의 234명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다. NH농협은행에서도 지난해 12월31일 전년도보다 20명가량 늘어난 391명이 은행을 떠났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증가한 희망퇴직자 수에 대해 “갈수록 희망퇴직 조건이 더 나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퇴직 신청자가 늘어난 경향도 있지만, 저성과자나 임금피크 대상자에 대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은행 측의 퇴직 압박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퇴직 신청을 하지 않은 저성과자·임금피크 대상자에 대해 은행 내 재취업의 문이 좁아진 것은 물론, 1인 영업이나 한직 배치 등을 통해 퇴사를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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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은행의 조치는 인적 쇄신을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즉, 의지와 성과가 낮은 인력은 퇴사를 유도하고, 전문 인력으로 자리를 채워 인적 경쟁력을 높여 조직을 질을 개선하기 위함인 것이다.
특히 앞서 전문가가 언급했듯 은행에서는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한 인력이나 디지털 개발 관련 인력으로 빈자리를 충원하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 디지털화의 시대에서 다른 은행에 뒤처지지 않고 고객을 확보·사수하기 위해서는 관련한 경쟁력 제고가 필수다.
여기에 더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은행원들의 연봉 또한 은행가 채용을 줄이는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 직원의 상반기 급여는 평균 6,050만 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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