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증가 6년 만에 최저
공공기관 대기업 채용도 많이 감소
“그냥 쉰다” 청년 42만 명 돌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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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건설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고용시장이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어려움이 고용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일자리 지원망인 워크넷을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3만 5,000명에 불과해 전년 동월 대비 42.7% 감소했다. 이와 같은 급격한 구인 인원 감소로 인해 1월의 구인 배수는 0.28로 떨어졌는데 이는 199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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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배수 0.28은 100명의 구직자에게 일자리가 28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고용시장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1월에 1,517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으나 이는 2004년 이후 21년 만에 최저 증가 폭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둔화는 기업들의 채용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용부는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채용을 유보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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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물론이고 서비스업에서도 구인 수가 감소했다. 구직자 수는 47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신규 구인 인원은 42.7% 급감하면서 구직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의 둔화는 중장기적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기업과 일부 업종에서는 채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구인 인원이 감소한 산업은 대부분 경기가 침체한 분야로, 기업들이 인력 수요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고용시장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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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청년들의 구직 의욕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으나 그 대부분은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국내 청년들의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또한 대형 사업체 취업자의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체에서의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5만 8,000명 증가했으나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특히 제조업과 공공기관에서의 채용 감소는 고용시장의 불안정을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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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및 공공기관에서의 채용이 부진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구직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쉬었음’이라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전년보다 2만 1,000명 늘어난 42만 1,000명에 달했으며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정부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와 신규 구인 인원의 급감은 향후 고용시장의 더욱 심각한 불안정을 예고하며 이는 청년들의 취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구직시장을 떠나거나 실업자로 전락하는 일이 더 늘어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용시장의 악화는 정부의 경제 정책과 청년 고용 관련 정책의 효과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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