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만 남나
전세대출 규제 강화, 월세 전환 가속
“전세대출도 어렵고, 전세 매물도 부족하니 월세밖에 답이 없어요.”, “월급 받아서 월세 내면 저축은 언제 하나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2년 전 5억 원이었던 전세 가격이 올해 6억 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을 추가로 받아보려 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부족해졌다.
결국 그는 보증금 1억 원에 월 250만 원짜리 월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23년 6월부터 꾸준히 상승해 2024년 1월에도 91.08을 유지했다.
전세가 상승은 세입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는 월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44.0%로 전 분기 대비 3.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전세 비중은 56.0%로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정부는 2024년부터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축소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는 전세대출을 통해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에게 더욱 불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전세대출 규제가 전세 가격을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대출이 어려워지면 결국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월세 수요 증가로 인해 전세 매물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규제가 월세화를 가속화시켜 임대차 시장 내에서 전세가 점점 프리미엄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 월세를 부담하는 반전세 형태가 더욱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양극화…해결책은 없나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전세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세입자 보호 정책과 함께 전세 매물 공급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무주택자들은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될수록 월세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정부의 정책 대응이 임대차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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