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부동산 침체에 비아파트 거래 ‘올스톱’
LH 주택 매입 확대에 건설사·시행사 대거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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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시장이 완전히 무너져서 이게 마지막 동아줄이에요“
전세 사기 후폭풍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빌라·오피스텔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건설사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LH 매입’만을 유일한 탈출구로 바라보며 몰려들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LH 주택매입 설명회장은 1800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매입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LH 설명회장 ‘인산인해’… “안 팔리면 파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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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입장이 제한됐고, LH는 추가 인원을 위해 3층 회의실을 개방하며 생중계를 진행했다.
LH 관계자는 “매년 설명회를 진행하지만 올해처럼 사람이 몰린 건 처음”이라며 “전세 사기 여파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LH가 사실상 유일한 매입처가 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LH의 주택 매입 사업은 시행사·건설사가 지은 주택을 LH가 직접 매입해 청년·신혼부부·취약계층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빌라 시장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이 LH 매입을 마지막 탈출구로 삼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대출 이자만 매달 2억 원인데,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LH 매입은 정부 정책” vs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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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만 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다. 이 중 4만2000가구(84%)가 수도권에서 집중 매입될 예정이며, 지난해보다 사업 시작 시기도 두 달 앞당겼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 주거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신축 매입임대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LH는 이를 통해 민간 건설사의 주택 공급 공백을 메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매입 방식이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LH가 직접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매입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SH공사가 공개한 25평형 아파트의 분양 원가는 3억4000만 원인 반면, LH가 매입한 신축 아파트는 7억3000만 원으로 3억9000만 원이나 차이가 났다. 다세대주택 매입 비용 역시 분양 원가보다 2억3000만 원 비싼 5억7000만 원에 달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재정 건전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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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LH가 높은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면서 오히려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며 “매입임대 사업을 축소하고 기존 주택을 시장 가격에 맞춰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의 부채비율이 이미 218%에 달하며, 2028년에는 23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분별한 매입 확대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LH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급 확대가 목적”이라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속한 매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LH는 향후 매입 규모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LH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세금 낭비 논란과 시장 교란 등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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