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치과의원 도산 증가세
치과의사 과잉 공급 문제 원인
의료보험 치과 치료비 보장해

최근 국내에서 치과의사 과잉 공급과 치과의료 공급의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웃 나라인 일본은 이미 이 문제를 겪은 것으로 파악돼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일본은 치과가 편의점보다 많은 ‘치과 왕국’으로 통한다. 다만, 일본 내에서 치과 폐업률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일본 병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의 도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복수의 보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 최대 기업 정보서비스회사 제국 데이타뱅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치과의원의 도산 건수 추이를 보면 2009년과 2012년, 2014년이 각각 15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치과의원의 도산 20건 중 13건(65%)이 개인 경영 의원이었으며, 17건(85%)은 부채 1억 엔 미만으로 소규모 사업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도산 18건(90%)은 파산을 선택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일본의 치과 병의원 수는 약 6만 9,000곳으로 같은 해 기준 한국 치과 병의원 수 1만 7,900여 곳보다 4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인구 차이(한국 5,100만 명·일본 1억 2,000만 명)를 고려해도 일본이 한국보다 인당 2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었다. 특히 편의점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동시기 약 5만 5,000곳과 비교해도 치과가 약 1만 4,000여 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이미 치과의사 과잉 문제가 20년 전부터 거론되기 시작됐다. 이는 앞서 1960년대 일본은 자국민 30% 이상이 충치를 앓는 등 치아 건강 문제가 심각한데 치과의사는 인구 10만 명당 35명 정도로 우 부족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치과의사를 10만 명당 50명으로 늘린다는 것을 골자로 치과대학 신설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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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에 따라 지난 2021년 기준 일본 전역에 있는 국·공·사립 치대는 총 29곳에 이르게 됐다. 여기에 1,100명 정도였던 입학 정원이 2010년대에 접어들며 3,500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여기서 수급 불일치 문제가 심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전체 치과 진료율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쏟아져 나오는 치과의사와 기존 치과의사들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공급 과잉 상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수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본 의치약연구협회와 한국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한국에서 한 해 배출되는 치과의사는 연간 약 800명을 기록한 것과 달리 일본은 2,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순 계산을 해도 일본에서 배출되는 치과의사가 한국의 약 2.5배 수준인 것이다. 더하여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의 치과 병의원은 6만 8,000여 곳이며, 치과 의사는 약 1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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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치과 병의원 1만 8,000여 개, 치과의사는 2만여 명으로 집계된 한국의 5배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 일본 치과 병의원은 시장의 과잉 경쟁으로 폐업 휴업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일본 내에서 우후죽순 늘어난 치과는 과거 치과의사가 부족했던 것에 따른 정부의 정책 영향만 받은 것일까?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 치과가 많은 이유로는 일본의 독특한 의료 시스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본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치과 치료비를 보장해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일본 자국민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치과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치과의사 개업 규제 역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느슨한 편에 속한다. 즉, 치과를 열고 운영하는 진입 장벽이 낮아 많은 치과의사들이 쉽게 개업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치과에 관한 관심 역시 높은 사회 분위기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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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은 치아와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구강건강을 단순히 치아 건강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치아 교정이나 미백과 같은 미용 치과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임플란트, 틀니를 비롯한 기타 치과 진료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치과의사 과잉 공급에 대한 문제는 치과 간 과열 경쟁을 양산하고, 더 나아가 치과 경영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학 정원과 해외 치대 졸업자의 국가고시 합격률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공급 조절에는 각 지자체와 대학 간 안배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당장 정원을 줄인다고 해도 활동하는 치과의사들이 있어 효과를 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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