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백화점 애물단지
지역 주민 반발 매각 시간 지연
지방 점포 매각 구조조정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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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곳곳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지역 상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상업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유통사들이 좋은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세일앤리스백(매매 후 재임대) 형태로 마트나 백화점 용지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부동산 시행사나 부동산 펀드들이 이러한 부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실제로 홈플러스 서울 신내점은 최근 523억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었지만, 그 후의 과정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이 부지는 대지 면적이 1,813평에 달하며 매수자는 이랜드 건설이다.
이랜드 건설은 이곳을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통이 편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은 마트라는 편의시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는 등 강한 반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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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도림에 있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디큐브시티점은 2015년 개점 이후 10년 만에 문을 닫게 된다. 건물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건물 용도를 판매시설에서 업무시설로 변경하려고 했지만 용도 변경을 두고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일어났고 결국 이지스자산운용은 구로구청에 요청했던 건물 용도 변경을 취소했다.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매각이 진행 중이지만 용도 변경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롯데쇼핑은 2034년까지 일산점에서 영업을 계속할 예정이며 소유권을 넘기려면 먼저 폐점 문제를 확정 지어야 한다. 자산운용업계는 이 과정에서 많은 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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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3년의 여유 시간을 두고 나서 재개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행사들은 시간 지연이 큰 위험 요소가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산의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도 개발 당시부터 상업시설로만 인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용도 변경할 수 없다.
해운대구는 상업시설 용도의 근본적인 변경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해당 용지의 매각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센텀시티점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참여한 시행사들이 용도변경의 한계를 확인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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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구백화점 본점은 2021년 폐점 이후 매각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으며 이는 대구시가 추진하는 동성로 르네상스 사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르네상스 사업은 대구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및 재생 사업으로, 대구의 상업 중심지인 동성로를 활성화하고, 지역 상권을 재건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대구시와 중구는 동성로의 재부흥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대구백화점 본점이 계속 방치되는 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대구백화점은 공개 매각 공고를 냈지만, 아직 매각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태다. 입찰에 참여한 1~2곳과 금액, 조건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의 대형 유통점들은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상권에서 차지하는 유통점들의 위상과 그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들 점포의 매각과 구조조정은 단순히 유통업체의 문제를 넘어 지역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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