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산대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병원이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프로젝트에 연이어 착수한다. 의정갈등 여파로 미뤄진 프로젝트가 새해 재개되고, 2026년 착수를 대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까지 다수 예고되면서 의료 IT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은 새해 2월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공고를 낼 예정이다. 당초 올해 의료IT 업계 최대어로 꼽혔지만 내부 사정으로 연기돼 2월 사업자 공고, 5월 착수가 유력하다.
이 사업은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등 주요 병원정보시스템과 하드웨어(HW) 등을 전면 교체하는 게 골자다. 부산대병원뿐 아니라 양산부산대병원까지 포함하는 통합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입찰참여자가 내부 구축형(온프레미스)과 클라우드 중 자유롭게 제안토록 하는 등 클라우드 EMR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예산은 유지보수 프로젝트까지 포함해 총 36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병원 차세대 사업 중 최대어인 동시에 올해 가장 큰 규모였던 중앙보훈병원(약 300억원) 프로젝트와 맞먹는다.
부산대병원은 연간 외래환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데다 양산부산대병원까지 합치면 두 병원 병상 수는 2000베드가 넘는다. 비수도권 상급병원 중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전북대병원도 차세대 사업 발주가 유력하다. 두 병원 모두 800병상이 넘는 각각 중부권, 전북권 최대 병원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올해 3월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지만 사업자와 계약 해지 후 프로젝트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수행 과정에서 사업범위, 투입 인력, 과업 내용 등에서 이견을 보인 게 원인이다. 새해 하반기 사업자 선정 착수가 유력하며, 예산은 1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북대병원은 지난 7월 차세대 사업 추진을 위한 ISP를 마쳤다. 이를 기반으로 새해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하고, 하반기 착수가 유력하다. 프로젝트 비용은 200억~250억원 사이가 유력한데 추후 군산분원까지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이 유리한 만큼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이밖에 원자력병원도 차세대 사업을 내부 검토 중이며, 국립법무병원 역시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를 새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두 병원은 올해 사업계획 수립 후 새해 본격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프로젝트 수는 올해와 비슷할 수 있지만 부산대병원을 포함해 전북대병원 등 지역 대표 병원 차세대 사업이 다수 예고돼 수주 의미는 클 것”이라며 “2026년 예고된 차세대 사업도 새해 준비에 들어가는 만큼 올해보다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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