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논의 본격화
중국 전기차 공세에 점유율 하락
미국 시장 겨냥, 하이브리드로 승부
중국 자동차의 기세에 눌려 휘청이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혼다와 닛산, 일본 2위와 3위 자동차 업체가 합병 논의를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흔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합병에 성공할 경우,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세계 판매 순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은 이미 업계의 뜨거운 화두다.
중국 시장 고전, 혼다·닛산 위기 직면
혼다와 닛산의 위기는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에서 비롯됐다. 전기차(EV)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일본 차를 밀어내며 두 회사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2023년 3분기 대거 적자를 기록했으며, 혼다와 닛산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12% 이상 하락했다. 과거 동남아시아에서 압도적 지위를 누렸던 일본 차마저 중국 전기차의 공세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시아 주요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에서 2023년 52%로 급증하며 일본차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
혼다·닛산, 기술력 기반 하이브리드 공략
이처럼 중국과 동남아에서 밀린 일본 차는 생존을 위해 미국 시장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연간 1,600만 대의 신차가 팔리는 세계 2위 시장으로,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미국 내륙 지역에서는 하이브리드카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비중은 내년에 1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혼다와 닛산은 이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브랜드로, 혼다는 높은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CR-V와 어코드 HEV와 같은 모델을 보유하고 있고, 닛산은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인 e-파워를 앞세워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가 관건
그러나 두 회사의 합병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업계에서는 혼다와 닛산의 합병이 자칫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성과가 오히려 줄어드는 ‘링겔만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혼다와 닛산이 합병하더라도 도요타 점유율 잠식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위기 극복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논의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처한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경쟁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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