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의 ‘무파사: 라이온킹’이 12월 18일 개봉한다. ‘무파사’는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30주년 기념작이자 프리퀄 영화로 실사화된 동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무파사’ 같은 배역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됐다. 실제 사자 같은 동물이 연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CG와 시각특수효과(VFX)에 사용되는 기술을 살펴봤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화 ‘무파사: 라이온킹’은 에픽게임즈의 게임개발엔진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디지털 영화다. 영화 ‘무파사’를 연출한 베리 젠킨스 감독은 외신 벌처와 인터뷰하면서 147일 동안 촬영했으며 가상 공간에서 모든 촬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주인공 ‘무파사’와 ‘타카(스카)’ 등 등장 동물부터 배경까지 전부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것이다.
영화 무파사에 사용된 언리얼 엔진은 주로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실시간 3D 도구로 에픽게임즈가 개발해 서비스한다. 언리얼 엔진은 게임뿐 아니라 자동차, 건축, 영화·방송 등 영상, 실시간 이벤트, 제조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도 언리얼 엔진이 기반이다. 플레이브 멤버의 머리카락과 의상 같은 모델링부터 멤버 개개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이를 모델링에 반영하는 솔루션까지 플레이브의 생김새와 움직임에 다 언리얼 엔진이 사용된다. 언리얼 솔루션은 서로 키와 체형 비율이 다른 이들이 같은 모션캡처 수트를 입고 움직이더라도 손이 몸통을 뚫는 등의 간섭을 방지한다.
실시간 3D 렌더링 기술을 고도화해 온 게임개발 엔진은 게임개발이 아닌 일반 산업분야 영향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빌 클리포드 에픽게임즈 부사장 겸 언리얼 엔진 총괄이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2024에서 전 세계 상위 20개 자동차 제조사 중 80%쯤이 비즈니스 전반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고 자랑할 정도다. 실제 포드, 볼보, 리비안 같은 자동차 제조사는 언리얼 엔진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를 자사 전기차 등에 도입했다.
언리얼 엔진의 경쟁제품 ‘유니티 엔진’도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유니티 사업 전략 변경으로 인해 영상 VFX 쪽은 지난해쯤부터 손을 놓고 있다. 유니티는 앞서 2021년 웨타 디지털 같은 VFX 기업을 2조원쯤 들여 인수했다. 웨타 디지털은 ‘아바타’,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등의 VFX 작업을 담당한 스튜디오다.
유니티 엔진은 애플의 혼합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의 운영체제 비전OS, 구글의 ‘안드로이드 XR’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개방형 협력을 통해 개발한 플랫폼이다. 유니티 엔진은 손과 눈 추적, 시선추적, 합성 레이어 같은 기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월마트, 구찌 등의 글로벌 기업은 유니티 엔진을 생산과 유통 분야에 도입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 ‘무파사: 라이온킹’의 베리 젠킨스 감독은 외신 인터뷰에서 “완전한 디지털 영화 제작은 제 스타일이 아니다(It is not my thing)”라며 “여기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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