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1톤 트럭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디젤 1톤 트럭의 빈자리에 완전히 안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개정된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에 앞서 지난해 말 디젤 엔진을 탑재한 포터2와 봉고3의 생산을 중단했다. 유일했던 디젤 1톤 트럭이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디젤 1톤 트럭을 단종시키면서 LPG와 전기 트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실 LPG 트럭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매우 컸다. LPG 모델의 경우 디젤 대비 효율성도 떨어질뿐더러 성능이 뒤처진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전기 1톤 트럭 역시 짧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찌감치 외면 받았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LPG 1톤 트럭은 디젤 1톤 트럭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성공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1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1톤 트럭은 총 9만3565대로 집계됐고 현대차 포터2와 기아 봉고3 LPG 모델 등 LPG 트럭은 총 7만9112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톤 트럭 판매량 중 84.5%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기 트럭의 비중은 15.5%에 불과했다. 1톤 전기 트럭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만5626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0%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1톤 디젤 트럭이 사라지면서 전기 트럭과 LPG 트럭이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LPG 트럭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며 “성능이 개선된 LPG 엔진이 탑재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 포터2와 기아 봉고3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 엔진은 자동 5단 변속기 탑재 모델 기준 159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이는 기존 디젤 엔진 대비 18% 향상된 출력이다.
낮은 연료비는 점유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공개된 자동차 부탄의 평균 가격은 12월 18일 기준 리터(ℓ)당 1058.81원이다. 같은 날 기준 경유의 평균 가격은 ℓ당 1499.25원으로 LPG 대비 440.44원 비싸다. 이 금액을 바탕으로 포터2 LPG 모델의 연료탱크(75ℓ)를 모두 채웠을 때 비용은 7만9410.45원이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디젤 트럭의 경우 11만2443.75원이다.
대한LPG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포터2 LPG 모델의 연간 유류비는 285만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디젤 트럭 대비 17만원가량 저렴하다. 또 배기가스 저감장치(SCR)이 탑재되지 않기 때문에 요소수 비용도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
빠른 충전 시간 역시 이점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LPG 트럭은 충전 시 평균 3분이 소요된다. 또 LPG 트럭은 연료탱크를 모두 채웠을 때 2WD 초장축 슈퍼캡 수동 6단 변속기 탑재 기준 525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
반면 전기 트럭의 경우 완충 기준으로 100% 충전까지 8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11㎞에 불과하다.
한 LPG 트럭 소유자는 “과거 LPG 트럭과 달리 출력도 향상됐으며 주행거리도 전기 트럭보다 2배가량 길어 선택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많은 전기 트럭 소유주들은 짧은 주행거리와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LPG 트럭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LPG 트럭 소유주는 “단순히 차량의 성능과 만족도가 높아 LPG 트럭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며 “디젤 트럭이 단종됐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선의 선택을 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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