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딜러사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수입차 판매 시장 강자인 한성자동차·코오롱모빌리티·효성 등에 이어 도이치모터스·삼천리 등도 영토 확장에 돌입했다.
메가 딜러 체제에서 새로운 수입차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메가 딜러부터 중견 딜러 “몸집을 키워라”
수입차 판매 시장에서 몸집을 크게 불린 딜러는 도이치모터스다. BMW와 미니(MINI)를 판매하는 도이치모터스는 한성자동차로부터 람보르기니 판매 사업권을 인수했다. 도이치모터스는 포르쉐 공식 수입원 쓰리피모터스를 인수한 도이치아우토와 더불어 람보르기니 부산·경기 지역 딜러로 선정됐다. 아우디, 애스턴마틴, BYD 등으로 수입차 브랜드도 확장했다.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격대별로 구축했다”며 “BYD와 파트너십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모빌리티도 BMW와 볼보, 아우디에 이어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확보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랜드로버를 판매하는 신아주그룹 계열사 스텔라오토모빌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 전기차 판매권을 확보했다. 신아주그룹은 최고경영자가 마세라티 신규 전기차 브랜드 폴고레를 확보하기 위해 이탈리아 본사를 수 차례 방문했다는 후문이다.
중견 딜러도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삼천리그룹은 삼천리이브이를 통해 서울 목동과 인천 송도, 경기 안양 등 수도권 지역에 BYD 전시장과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삼천리이브이는 AS센터는 사고 수리까지 종합 처리할 수 있는 풀샵 형태로 꾸밀 계획이다.
비전모빌리티는 광주와 대전에서, 지앤비오토모빌은 대구에서, 에스에스모터스는 원주에서 BYD 판매를 담당한다. 비전모빌리티와 지엔비모빌리티 에스에스모터스는 지역 딜러사로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하며 메가 딜러 성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지역 딜러사의 경우 자기 건물에 수입차 전시장을 여러개 넣어서 자산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딜러사로서는 단일 브랜드으로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중견 딜러가 앞다퉈 브랜드를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브랜드를 다양화함으로써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라
딜러사 사업 확장은 전동화 전환에 따른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로부터 수요가 높은 전동화 모델을 받아야 판매량을 늘릴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고부가 대표 모델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전동화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후 관리 서비스가 많지 않으며 성장성 모멘텀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수입차 딜러에 진출하려면 부지 매입, 건물 신축, 서비스 센터 마련 등에 수십억 원부터 많게는 수천억까지 든다. 이에 따라 서비스센터 등 별도의 인프라를 짓지 않아도 되는 것이 상당한 이점이 될수 있다.
수입차 관계자는 “수입차도 전동화 시장에 대응해 판매 전략을 선회하는 분위기”라며 “해외에서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딜러사 관계자는 “영업 경쟁을 하면서 과도한 할인 단가를 제시하는 사례가 일반화됐다”며 “딜러사 영업이익이 낮아지면서 적자를 보는 딜러사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메가 딜러=매출 1조원 이상으로, 두 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를 취급하는 딜러를 말한다.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수입차가 늘면서 세 개 이상 브랜드를 판매하는 메가 딜러도 늘고 있다. 수입차 입장에서는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면 딜러사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고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