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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는 다국어 AI 만드는데 네카오는 韓 특화형 집중… “확장성 한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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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공개하고 있다./카카오 제공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공개하고 있다./카카오 제공

네이버, 카카오가 국내 시장에 특화된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국어 구사가 가능한 AI를 개발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와 상반된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규모가 아직 작아 AI를 통한 수익화가 어려운 만큼, 사업 확장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AWS는 이달 대화형 AI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아마존 렉스’에 9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음성 인식 모델 ‘ASR-2.0′을 적용했다. 포르투갈어, 카탈로니아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유럽 기반 모델과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등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AWS는 각국 언어의 음성 패턴을 학습해 향상된 인식 정확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방언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38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대화형 AI ‘제미나이 1.5′를 출시했다.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기반으로 70만개 이상의 단어,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분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MS는 지난 8월 20개 이상의 다국어를 이해할 수 있는 ‘파이 3.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미지나 차트, 표를 이해할 수 있고 비디오 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 렉스로 한국어 대화형 챗봇을 만든 모습./AWS 제공
아마존 렉스로 한국어 대화형 챗봇을 만든 모습./AWS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달 한국수력원자력의 전산에 초거대 AI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협력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내년 3월까지 원전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원전에 대한 정보를 AI에 학습시킨 뒤에는, 한국어 기반 언어모델 구축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달 한국어·한국문화에 특화한 자체 멀티모달 언어모델인 ‘카나나-v’의 성능에 대해 공개했다. 카나나 모델은 거대언어모델(LLM) 3종과 멀티모달 언어모델(MLLM) 3종, 비주얼 생성모델 2종, 음성모델 2종으로 구성됐다. 이중 ‘카나나-v’는 MLLM으로 한국어 고유 특성과 문화적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네이버, 카카오의 LLM 전략이 수익 성장에 있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두현 건국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sLM(소형 언어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국형 언어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단위의 비즈니스를 할 일이 잦아 한국 특화형 언어모델이 크게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추산한 지난해 국내 AI 시장 규모는 2조6123억원이었지만, 세계 AI 시장 규모는 국내 대비 40배가 넘는 640억달러(약 92조960억원)였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현재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 본사를 함께 세우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을 택해야 개발한 AI 모델을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동시에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네이버, 카카오는 LLM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며 “AI 시장 경쟁이 점차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만 주력하다가 해외 진출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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