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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비’ 정지훈, “페이커 플레이 감탄… 저렇게 해야 우승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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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 /이윤파 기자
2024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가장 꾸준하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팀은 젠지다. LCK 스프링과 MSI를 연달아 우승하며 최강 팀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LCK 서머 결승에서 한화생명에 패배한 것을 시작으로, 월즈 4강에서 T1에 패배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쵸비’ 정지훈의 플레이는 명불허전이었다. 언제나 흔들림 없이 젠지를 지탱한 쵸비는 2024년 미드라이너를 넘어 전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더 성장할 곳이 없을 것 같음에도 매년 고점을 경신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혀를 내둘렀다. 쵸비의 2025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12월 9일 서울 강남구 젠지 사옥에서 쵸비를 만나 2024년을 돌아보고 선수로서의 마음가짐, 다가올 시즌에 대한 각오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쵸비는 지난 2024 시즌을 돌아보며 “일단 서머 결승부터 아쉬움이 남는다. 서머 결승 때는 충분히 이길 만했는데 그 기회를 잡지 못해서 아쉬웠고 월즈는 아쉬워하기에도 많이 부족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우승 후보로 꼽혔던 월즈에서의 패배는 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테지만, 쵸비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쵸비는 “패배의 아픔도 오래 지났고, 만약 준우승을 했다면 진짜 오래 갔을 것 같다. 근데 저희가 부족해서 졌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결국에는 월즈를 우승해야 하는 이유보다 우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지 못 했다고 생각한다”며 월즈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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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 /이윤파 기자
4강에서 젠지를 꺾고 올라간 T1은 결승에서 BLG를 만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보여준 하드 캐리는 같은 정상급 미드라이너 쵸비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쵸비는 “결승을 보며 페이커 선수가 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야 지는 게임을 뒤집고 우승을 하는구나 싶기도 했고, 특히 사일러스로 직스를 솔로킬 내는 장면을 보고 ‘이 힘든 게임을 이긴다면 이 장면에서부터 시작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이기더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젠지와 쵸비는 새로운 동행을 이어갔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젠지는 ‘기인-캐니언-쵸비’의 상체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감과 동시에 ‘룰러’ 박재혁이 복귀하며 다시 한 번 슈퍼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쵸비와 룰러는 3년 계약을 맺으며 큰 관심을 모았다.

쵸비는 3년 계약에 대해 설명하며 “1년마다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기에 단년 계약이 선수에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들 다년 계약을 하고, 증명을 해도 이전만큼 가치가 높아지지 않으니 다년 계약을 택했다. 그리고 젠지만큼 저에게 잘 해주고 믿을 수 있는 팀이 없기에 다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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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 /이윤파 기자
다시 돌아온 룰러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고, 잘 하는 선수여서 또 반가웠다”고 언급했다. 새로 합류한 ‘듀로’ 주민규에 대해서는 “올해 제 3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BNK 피어엑스가 정글과 서폿이 바뀐 뒤로 운영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걸 느끼고 뭔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스토브리그 초반에 쵸비의 중국 이적설도 돌았으나 이런 소문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쵸비는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어느 상황에서는 일리 있는 말이지만 저의 지금 환경과 중국으로 옮겼을 때의 환경을 비교했을때 성공할 확률을 계산하면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쵸비는 2018년 데뷔부터 최정상급 미드라이너로 시작했지만, 매년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그는 “저는 계속 성장하지만 사람들끼리 하는 게임이라서 심리적인 요소가 예전보다 특히 발전한 것 같다. 게임을 보는 시야나 침착함, 경험도 계속 쌓이는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제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같다”고 말했다.

쵸비의 팀 동료 기인은 데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독기’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고 했다. 과연 월즈를 향한 열망이 큰 쵸비 역시 그런 독기가 마음 속에 남아 있는지 물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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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 /이윤파 기자
쵸비는 “저도 LCK 처음 우승하기 전까지는 확실히 독기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첫 우승 이후에도 독기가 있었다면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 독기가 저를 우승하게 해줬지만 말 그대로 독기이기에 몸을 상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우승 이후에는 선수 생활을 더 오래할 수 있게 해주는 다른 요소를 찾으려고 했고, 그것이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은 욕구다. 여태까지 해왔던 경기들보다 앞으로 할 경기들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가 더 오래 할 수 있고 오랫동안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중에 큰 요소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2025년을 맞이하는 쵸비는 더 나은 선수,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하는 향상심으로 가득 차있었다.

쵸비는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실력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인간적으로 항상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신체적인 자기 관리에 더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스스로와 문답을 주고 받으며, 지금은 원하는대로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쵸비는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과 새롭게 응원해 주신 팬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응원하면서 웃고 화나는 감정들도 들테지만 저희와 끝까지 같이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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