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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를 활용한 자폐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해 치료확률을 높이고, 한 달 이상 성층권에 머무는 드론을 활용해 이상 기후를 감시하고, 손상된 새포를 새롭게 재생하는 기술. 이제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기술들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삶에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기술들이 효과적으로 삶의 질의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정부세종청사 일대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혁신도전 연구공개전(오픈랩)’에서는 AI자폐치료기, 수술로봇, 인체재생기술, 성층권 드론 등 우리나라 연구진이 추진하는 ‘혁신기술’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방문한 현장에서는 오픈랩 참여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업 소개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 내용과 성과를 직접 체험할 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서울대산학협력단에서 개발한 ‘자폐혼합형 디지털 치료제’ 부스였다. 전시 부스에서는 직접 뇌파 진단을 통한 스트레스 측정과 스켈레톤, 블록 쌓기 등 자폐스펙트럼 치료에 실제로 사용되는 기술 체험이 가능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력한 이 사업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디지털 헬스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AI기반 선별·진단보조·예측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원은 “자폐 진단 도구는 정상군, 고위험군, 진짜 자폐군 세 분류로 나뉘어져 있다”며 “후속 과제를 추후 진행한 뒤 상용화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상용화가 된다고 해도 기술 개발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국내 환경 탓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엔도로보틱스는 내장 용종을 떼어낼 때 일반적 내시경으로 수술 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흉터 없는 수술 로봇’을 개발했다. 엔도로보틱스 관계자는 “해외 판매를 목표로 하는 게 국내에는 ‘수가’라는 게 있지 않나. 제품을 만든 가격에 비해 나라에서 정한 가격 이상으로 팔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사진의 술기가 해외권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해외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과기부는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 사업 ‘앞으로(APRO)’의 제도 개선를 위한 공청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30개 이상 정부 부처에서 수행 중인 R&D 사업에서 세계 최초 혁신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목표에 도전하는 핵심 R&D를 선별해 차별화된 예산과 제도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공청회에서는 재원 배분과 PM의 역할 강화 및 육성 방안 등 앞으로 사업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 거론됐다. 한계도전형 프로젝트 PM이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현장에서는 성과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과제를 수행한 뒤 어떻게 사용화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과기부가 중심이 돼 상용화를 위한 툴과 인프라를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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