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과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기반 신작 ‘저니 오브 모나코’의 순항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리니지 IP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안정적 정착
16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저니 오브 모나코는 지난 4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국내 게임 매출 순위 5위까지 오른 뒤 현재 6위를 유지하며 안착했다. 이 게임은 출시 당일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5일차에 매출 순위 7위에 진입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용자 1인당 평균 플레이 시간도 출시 당일 154시간에서 지난 13일 기준 211시간으로 증가했다. 이는 게임이 유저들에게 높은 몰입도를 제공하며 꾸준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니 오브 모나코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로, 기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 벗어나 캐주얼한 접근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실시간 경쟁 없이 자유로운 성장을 내세웠으며, 캐릭터 수집과 육성의 재미를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던 강화 시스템에서는 실패해도 아이템이 파괴되지 않는 방식을 채택해 유저의 부담을 줄였다. 또한 PVP(유저 간 대결)를 강요하지 않고, 유저가 필드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해 대중성을 강화했다.
초반의 폭발적인 순위 상승보다는 안정적인 유저 기반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리니지 IP 팬층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매출 톱10에는 엔씨소프트 리니지 IP 게임이 4개나 포진하고 있다. 특히 리니지M은 출시 7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 올해 신작 실패하며 리니지 IP 의존 심화
최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외 신작에서 연달아 실패했다. 올해 출시한 캐주얼 게임 ‘배틀크러쉬’와 전략 게임 ‘호연’ 역시 흥행에 부진했다. 배틀크러쉬는 서비스를 출시 5개월 만에 종료했다. 이러한 결과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 중심의 사업 모델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리니지 IP 의존도는 엔씨소프트의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리니지 IP가 강력한 수익원임은 확실하지만, 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가 회사 성장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저니 오브 모나코의 성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삼성증권은 “기존 리니지 IP 유저를 겨냥한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공했으나, 신규 유저 확보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전예약 800만명이라는 기대치와 비교했을 때, 다운로드 수와 초기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희망퇴직과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 전환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는 등 내부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본사는 리니지 IP에 집중하고 다양한 신작 개발은 분사한 독립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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