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가 올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네이버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을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라인야후 사태’에 휩싸이며 글로벌 메신저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카카오는 올해 초 정신아 체제로 전환 이후 본격적인 쇄신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며 카카오는 총수 부재라는 경영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라인야후 사태’로 휘청…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이버의 올해 가장 큰 이슈는 4월 발생한 ‘라인야후 사태’다. 라인야후는 A홀딩스의 자회사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각각 50% 출자해 2021년 만든 합작법인이다. 라인야후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이다. 네이버는 기술 개발을, 소프트뱅크는 서비스를 맡았다.
이번 사태는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2023년 11월 해킹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행정지도를 내린 것부터 시작됐다. 이 행정지도로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한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 의존도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시스템을 분리하고 일본 이용자 개인정보를 별도로 분리하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럼에도 일본 총무성은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내렸다.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고 구체적인 경영 체제를 개선하라고 압박했다.
네이버는 강하게 반발했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권역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사용 중인 메신저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할 경우 네이버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놓치게 되는 셈이다.
라인야후는 5월부터 공식적으로 네이버와의 관계단절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를 2026년 3월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업무위탁도 2025년 말에는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총무성이 요구한 라인야후와 네이버간 자본 관계 정리는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라인야후가 2차 행정지도 이후 총무성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단기간 정리하기 어렵다며 네이버, 소프트뱅크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 이후 올해 6월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플랫폼 ‘네이버웹툰’ 모회사이며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 캐나다 왓패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표선임에 조직쇄신 ‘속도’…김범수 구속이 발목잡아
카카오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신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관리자 직급도 간소화했다. 사업 성격에 따른 유연한 조직 구축 및 운영으로 업무 중복, 사일로 현상 해소에도 나섰다. 오픈링크 관련 사업 조직도 해체했다. 오픈링크 관련 인력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관련 조직으로 이동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올해 7월 구속되면서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 및 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였다는 혐의다.
서울남부지법은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행히 그는 구속 101일만인 10월 31일 보석 석방됐다. 재판부는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와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보증금 3억원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카카오는 올해 개발자 컨퍼런스인 ‘이프 카카오 2024’ 기조 세션에서 대화형 초개인화 AI 비서(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카나나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거나 문서 요약 정보 등을 제공하는 ‘카나’, 이용자 상황을 인지하고 먼저 말을 거는 ‘나나’ 등 두 메이트를 활용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카카오톡과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기 위해 내년 1분기 모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 구독서비스 강화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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