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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사업서 빠진 GM, 웨이모 독주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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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완성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무인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투자 중단 선언을 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로보택시. / 크루즈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로보택시. / 크루즈

GM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로보택시 관련 기술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자회사 크루즈(Cruise)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로보택시 사업 철수다.

GM의 로보택시 사업 철수가 알려지자 업계는 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적 투자 여력이 없으며 경쟁사인 구글 웨이모의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인해 사업 경쟁력이 낮아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내다봤다.

로보택시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GM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크루즈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500억달러(71조72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크루즈는 지난해에만 76억달러(10조9075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 중인 크루즈 로보택시. / 크루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 중인 크루즈 로보택시. / 크루즈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에 대응하는 동안 경쟁 업체인 웨이모에 시장을 빼앗기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GM은 지난 2016년 크루즈의 지분 90%를 10억달러(1조4352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교통 당국으로부터 연중무휴 운행 허가를 따냈다. 이는 24시간 로보택시 운행의 첫 사례다.

하지만 운행 시작 두 달 후 보행자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보행자는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캘리포니아주 교통 당국은 크루즈의 사업권을 다시 빼앗은 바 있다.

GM은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중단하는 대신 자율주행 전략을 손봐 승용차에 적용되는 고급형 운전자보조시스템 및 자율주행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 개발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구글 웨이모의 로보택시. / 웨이모
구글 웨이모의 로보택시. / 웨이모

GM의 로보택시 사업 철수로 인해 양강구도에 있던 구글 웨이모가 당분간 독주를 이어 나갈 전망이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및 피닉스 등 미 주요 대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로스앤젤레스(LA) 모든 사람에게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방한다고 밝히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이모의 결정에 누구나 ‘웨이모 원’ 앱으로 24시간 로보택시 승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웨이모 측은 “올해 LA에서 상업적 운영을 시작한 후 대기자가 30만명에 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에 LA의 모든 사람이 로보택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한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자율주행 택시는 LA 카운티의 80제곱마일(129㎢) 지역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향후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웨이모에 공급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웨이모에 공급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웨이모는 최근 몇 달간 로보택시 서비스 운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10월에는 텍사스 오스틴에서도 모든 사람에게 운영을 개방했다. 나아가 오는 2025년까지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도 우버 앱을 통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험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완전자율주행으로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주행하고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웨이모의 질주에 힘을 싣고 있다. 양사는 지난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오닉 5를 로보택시 운영에 투입할 예정이다. 웨이모는 현대차와 함께 라이다 수를 줄인 6세대 로보택시를 개발 중이다.

일각에서는 웨이모의 독주 체제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보택시 사업에 신규 진입하는 업체의 수가 많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아마존 죽스(Zoox)의 로보택시. / 죽스
아마존 죽스(Zoox)의 로보택시. / 죽스

이르면 내년 아마존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죽스(Zoox)가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든다. 죽스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로보택시의 시험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제시 레빈슨 죽스 공동 창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몇 주 내로 로보택시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내년부터 ‘죽스 익스플로러(Zoox Explorer)’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탑승자에게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전했다.

죽스의 로보택시는 웨이모와 달리 조향 장치와 페달이 없는 구조다. 죽스의 계획대로 운영이 시작된다면 완전자율주행차의 본격적인 데뷔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연방 규제에 따르면 안전을 위해 조향 장치 및 페달 등의 장치가 없는 자율주행차량은 상업적으로 운영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죽스는 자사의 자율주행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안전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하며 연방 안전 규제 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레빈슨 CTO는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 수십 대의 특수 제작 자율주행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며 “앞으로 1년 동안 로보택시 비중은 몇 배로 확장될 것이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 캡(Cyber Cab)'. / 테슬라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 캡(Cyber Cab)’. / 테슬라

미국 최대의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도 웨이모에 도전장을 내민다. 테슬라는 지난 10월 로보택시 모델인 ‘사이버 캡(Cyber Cab)’을 공개하고 2026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11일 로스앤젤레스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영화 촬영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통해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사이버 캡 시제품을 공개했다.

사이버 캡은 2도어 형태며 실내에는 죽스와 마찬가지로 조향 장치와 페달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론 머스크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으로 최적화된 사이버 캡을 생산할 예정이다”며 “해당 모델은 오는 2026년까지 대량 생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이버 캡에 앞서 모델3와 모델Y, 모델S 등을 통해 로보택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며 “테슬라는 규제 당국이 승인하는 지역에서 주행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로보택시 사업 철수를 선언했지만 여러 업체가 로보택시 시장 진입을 예고한 만큼 웨이모의 독주 체제 장기화는 장담할 수 없다”며 “로보택시 사업 경쟁 심화는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IT조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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