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모바일 ‘야겜(야한게임)’이 등급분류 체계를 무력화시키면서 국내 시장에 유통됐다. 앞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구글플레이로부터 동일한 사안으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이름을 바꿔가며 치고 빠지기식 사업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달초부터 약 열흘간 국내 구글플레이에 ‘소녀 소환사: 어둠 속의 반격’이라는 게임이 유통됐다. 중국인 개발자로 추정되는 LUIMEIYEE라는 이름의 업체가 ’15세 이상’ 등급으로 스토어에 임접한 게임이다.
게임을 설치하고 플레이하면 로딩 화면부터 일본 성인용 ‘망가’ 수준으로 전신을 노출한 여성 캐릭터 일러스트가 화면에 나타난다. 인게임 타이틀은 ‘빛의 소환사: 소녀들의 전쟁’이다. 지난달에도 해당 게임명으로 ‘전체이용가’ 등급을 설정해 한국에 유통하다 구글로부터 개발사 차원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장르는 전형적인 방치형 스타일의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다. 캐릭터를 성장시켜 성급을 올리면 직접적으로 성관계를 묘사한 선정적인 추가 일러스트를 해금하는 구조다. 게임에 대한 음성 안내는 중국어로, 캐릭터 목소리는 일본어로, 인게임 인터페이스는 한글로 이뤄졌다.
게임에는 유료 재화를 이용한 캐릭터 뽑기 수익모델(BM)이 적용됐다. 국내 법에서 의무로 규정한 확률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게임 자체는 게임위가 제보를 받고 모니터링에 들어간 직후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설치된 게임은 별다른 제한 없이 플레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유료 재화 구입을 위한 인앱결제도 지원한다. 네이버카페를 운영하며 구글플레이가 아닌 별도 앱설치파일(APK) 다운로드를 통한 설치까지 안내하고 있다. 이런 경우 계정이 초기화되거나 결제내역이 날아가는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호받기 어렵다.
국내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에 따르면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은 게임위가 직접 심의한다. 반면 15세·12세·전체이용가는 개발사가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설문 형태의 간소한 절차를 밟아 쉽게 등급 분류를 받고 서비스할 수 있다.
각 자체등급분류사업자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펼치고 있으나, 매월 수백건 이상 출시되는 모든 게임의 세부적인 내용을 다 확인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과 같이 해외 게임사가 법인과 이름을 바꿔가며 불법·탈법적 행위를 하더라도 사후관리와 제재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공백이 생길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해당 게임이 국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구글에서 바로 게임을 내리고 제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사후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즉각적으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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