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구도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봐도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도통 없었다. 정성스럽게 찍고 또 찍어도 성에 차지 않았다. 자리를 옮기기 위해 스스로 타협할 뿐, 다른 도리가 없었다.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C전시홀 렉서스 부스. 이곳에는 무려 44종의 공예 작품들이 정갈하게 전시돼 있었다. 평소 접하기 힘든 한국 장인들의 공예품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사진은 특정 사물을 즉각적이고 쉽게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지만 예술적 가치까지 온전히 담기에는 역부족했다. 예술을 마음에 담는 최고의 방법은 직접 경험하면서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렉서스 부스에서는 전시된 작품들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보다 가까이서 예술을 즐길 수 있었다. 렉서스는 시대상을 주제삼아 매해 한국 최고의 공예 작가를 발굴하는 사회공헌활동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이하 LCMA)’를 운영 중이다. 이번 ‘2024 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역대 LCMA 수상작들이 한데 모였다. 덕분에 대한민국 공예 최신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다.
LCMA는 렉서스의 장인정신에서 비롯됐다. 일본어로 타쿠미란 솜씨 좋은 장인을 뜻한다. 렉서스는 타쿠미라고 부르는 기술 장인을 용접, 바느질, 품질 검수 등 생산 현장은 물론 개발 과정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진정한 장인 손길이 닿은 자동차를 만든다. 최소 25년 경력을 넘긴 베테랑 기술자가 특별훈련을 마친 후 타쿠미 자격을 얻는다. 타쿠미는 엔진 및 차체 공정, 성형, 도장, 용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차를 어루만지며 0.01㎜ 오차를 찾아낸다. 이토록 섬세한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 90초 안에 잘 쓰지 않는 손으로 종이 고양이를 접는 테스트가 있을 정도다.
렉서스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은 많은 것을 대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의 가치를 추구하는 게 렉서스”라며 ”6만 시간을 숙련한 렉서스 타쿠미의 손끝에 담긴 열정과 진심처럼 재료 본질의 원초적인 힘과 사람의 온기를 담은 사물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렉서스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늘날 ‘진정성’의 가치를 다뤘다. 진정성은 올해 5월 선정된 LCMA 주제기도 했다. 렉서스 관계자는 ”광활한 들판의 바람이 넘나드는 거대한 창고를 생각하며 자연의 소재와 공예작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몄다“며 ”작품 각각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자연이 본질적인 가치와 인간의 손길이 깃든 공예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렉서스의 크래프트맨쉽 철학을 알리기 위한 첫 프로젝트부터 ▲2018년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을 결합한 ‘반전’ ▲2019년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감각(SENSES)’ ▲2021년 렉서스코리아 20주년 철학을 반영한 비저너리(VISIONARY) ▲2022년 지구와 일상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어줄 환경을 다시 생각한 ‘RE’ ▲2023년 장인정신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내일을 위한 ‘더 넥스트:공예의 내일’ 등 시대 흐름을 녹여낸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올해 위너 수상작인 문보라 작가의 ‘기억, 시그널’은 가장 안쪽 별도 전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억, 시그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을 통해 시간의 관계성을 공감각적으로 표현한 직조 작품이다. 작가는 안동 삼실과 같은 전통 소재와 현대적 소재들이 직조 과정을 통해 만나는 지점에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연결하고 있는 기억하는 작업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렉서스는 LCMA 위너에게 1000만 원의 상금과 렉서스 복합 문화 공간 커넥트투 특별 전시 및 외부 전시 참여, 작가 네트워킹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버려지는 자동차 부품을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작가들의 손길을 거쳐 완성한 업사이클링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환경과 미래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공예품으로 자동차 부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게 렉서스 측 설명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렉서스는 자기만의 신념과 철학이 있는 분들을 장인으로 여긴다”며 “이번 전시회처럼 이들을 후원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