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시장 점령했으니 이제 승용차”
수입 상용차 중국산 점유율 54.3%
매년 급증에 업계 ‘긴장’
지난달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54.3%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들이 내년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자동차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반이 넘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등록된 수입 상용차 659대 중 358대가 중국산이었다. 수입 상용차 10대 중 5대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중국산 상용차의 약진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20년 296대에 불과했던 등록 대수는 2021년 569대, 2022년 2,276대를 거쳐 2023년에는 4,215대까지 급증했다. 점유율도 2020년 6.2%에서 2023년 47.5%로 4년 새 41.3%포인트나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중국의 BYD가 140대를 기록하며 수입 상용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수치다. 상위 10개 브랜드 중에는 BYD를 필두로 지리(3위), 신위안(4위), 하이거버스(8위), 동풍소콘(10위) 등 무려 5개의 중국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산 상용차의 인기 비결은 ‘가성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과 기능을 중시하는 승용차와 달리 상용차는 가격에 민감하다”며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저렴할수록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리의 1t 화물 밴 ‘쎄아’는 보조금 적용 시 1,5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더 큰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3분기 매출 1위에 오른 BYD가 내년 초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 역시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략적 가치가 높다. 연간 170만대 규모의 시장에서 전기차는 10~20만대 수준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점하는 시장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구매 고려자의 25%가 BYD에 대한 구매 의향을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실제로 한국산 배터리의 화재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분위기 속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 상용 플랫폼 ST1을 출시했고, 기아는 내년부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들의 공세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