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 투자를 중단한다. 사실상 사업 철수다.
기술 개발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구글(웨이모), 아마존(죽스), 테슬라와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GM과 구글이 양분했던 로보택시 시장 구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M “로보택시 투자 중단”
GM은 10일(현지 시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로보택시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를 주도한 자회사 ‘크루즈’가 관련 사업의 추가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GM은 “자본배분 우선 순위에 따라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작업에 대한 추가 자본투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보택시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반면에 사업 성장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우선순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GM은 로보택시 사업 대신 개인용 차량을 위한 자율 주행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메리 베라 GM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는 GM 핵심 사업이 아니다”라며 철수를 선언했다.
GM은 2016년 크루즈를 인수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GM은 크루즈를 인수한 후 로보택시 사업에 10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하지만, 크루즈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76억달러(1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정기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자율주행본부장은 “GM 크루즈과 구글 웨이모, 아마존 죽스는 로보택시에 특화된 자율주행 사업을 전개했다”며 “GM로서는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테슬라 가세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구글· ‘주행 중’…·아마존·테슬라는 ‘준비 중’
GM 철수에 따라 미국 로보택시 시장은 구글 웨이모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웨이모는 로보택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웨이모는 현재 5세대 로보택시보다 고가의 라이다 탑재 수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차세대 6세대 로보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대차와 협업해 6세대 로보택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구글 웨이모 독주 구도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
당장 아마존 죽스가 내년 로보택시 상업 운행을 준비 중이다. 이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2026년 로보택시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앞서 아마존 죽스(Zoox)는 지난 달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조향 장치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택시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테슬라는 10월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하고 2026년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다만, 테슬라가 기술적으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과 아마존을 따라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는 “구글 웨이모가 테슬라보다 기술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테슬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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