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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제임스박 앞세운 롯데바이오… 대형 수주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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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 2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고 롯데그룹 오너가 3세를 앞세워 도약을 꿈꾸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 내 미래먹거리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대규모 CDMO(위탁생산개발) 수주 계약이 이번 쇄신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 롯데바이오로직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내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달 신임 대표로 제임스 박 전 지씨셀 대표를 내정했다.

제임스 박 내정자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역임한 뒤 최근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문 기업 지씨셀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박 내정자는 BMS재직 시절 전임상 단계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의약품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MC)분야 실사에 참여해 라이선스 인아웃 및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사업개발을 총괄한 경력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재직 당시에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근까지 몸 담아온 지씨셀에서는 주력 제품인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주’의 기술이전 계약을 주도하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이원직 대표는 2년 만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대표는 2022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창립과 같은 해 12월 뉴욕 동부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 공장 인수까지 회사의 기틀을 닦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올해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참여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2030년 계획을 공표하는 등 기업 전면에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286억원, 영업이익 266억원, 당기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송도 캠퍼스로 인한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나 송도 메가 플랜트 건설에 의한 예상된 투자비용이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새 수장을 선택해 쇄신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타 기업과의 거래 안정성과 제조 실적을 나타내는 ‘트랙 레코드’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현 시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유일한 생산시설인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경우 기존 주인이었던 BMS와 파트너십에 따른 생산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해당 공장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대를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유통·화학 등 주력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 내 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지주사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성장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당장 국내 생산이 가능한 공장은 2027년에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점도 당장 성과가 필요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숙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4조6000억원을 들여 6만1191평(20만2285.2㎡) 부지에 각 12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올해 공사를 시작으로 2026년 1분기부터 규격 및 품질 보증을 위한 검증과 문서작업을 준비하는 벨리데이션(의약품 생산 규정)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2026년 4분기부터 GMP(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을 위한 공장 가동을 본격화해 2027년 상업생산에 도달할 전망이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왼쪽)과 제임스 박 신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 롯데지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왼쪽)과 제임스 박 신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 롯데지주

즉 제임스 박 신임 대표의 첫 번째 임무는 신(新)공장에서 가동될 첫 번째 글로벌 대형 수주 확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할 예정인 신유열 롯데지주 신임 부사장의 역할도 확대된다.

롯데그룹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부사장은 이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에서 글로벌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었으나, 내년부터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바이오 먹거리에 대한 실질적 성과에 관여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트랙레코드가 없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론자, 베링거 인겔하임, 우시 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 등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들 대비 특별함을 어필해야 하지만 눈에 띄는 전략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바이넥스 등과의 경쟁부터 이겨내야 하고 나아가 CDMO 사업 본격 확장을 선언한 셀트리온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그룹의 확실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현재 롯데그룹은 바이오에만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하기에 무리가 있어보여 롯데바이오로직스만의 강점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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