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AI로도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현지 브랜드의 막강한 벽을 넘지 못했다.
9일 일본 1위 이동통신사업자 NTT도코모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24 일반 모델은 11월 일본 현지 판매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판매 순위 10위권에 오른 유일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다. 반면 애플과 현지 브랜드들이 시장을 독식했다. 특히 아이폰15와 16시리즈는 1,2,4,5,7위에 오르며 강자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이밖에 샤프(아쿠오스 센스9·3위), 소니(엑스페리아10 IV·6위) , 구글(픽셀8a·9위), FCNT(에로우 위2·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갤럭시S24 일반 모델은 현지 판매 첫 달인 4월에 판매량 3위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거듭하다 최근 두 달 연속 8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출시 첫 달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던 갤럭시S24울트라(512GB)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갤럭시S24 플러스(+) 모델은 일본에서 판매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다.
조기 출시 효과를 기대했던 갤럭시Z플립6·폴드6는 출시 두 달 만에 판매 순위에서 모습을 감췄다. 갤럭시Z플립6·폴드6는 현지 출시 셋째 주(7월29일~8월 4일 기준)까지 각각 2위와 3위(512GB)에 오르는 등 흥행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대와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특수성에 부딪혀 지속 성장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갤럭시AI를 강조하는 현지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갤럭시S24시리즈 출시 때는 일본에서 유명한 만화 원피스를 배경으로 한 AI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갤럭시Z6시리즈 때는 도쿄 시부야 랜드마크인 쓰타야에 처음으로 해외여행 콘셉트 체험공간을 준비했다. 특히 갤럭시Z6시리즈 때는 일본 젠지(Z세대·1997∼2006년생)세대 걸그룹을 섭외해 AI 통역·자동 줌 기능을 알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강도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애플과 현지 브랜드의 견고한 입지를 뚫는 데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전통적으로 미국 브랜드와 일본 브랜드가 강하다”면서 “단순한 마케팅을 통해선 출시 후 이뤄지는 ‘반짝 흥행’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자급제 스마트폰 유통보다 이동통신사들을 통한 유통 물량이 많다. 실제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일본 현지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3167만대다. 이 중 2922만대 가량이 NTT도코모, KDDI(AU), 소프트뱅크, 라쿠텐 모바일을 통해 유통된다.
업계에서는 현지 이통사와의 유통 협업을 늘리지 않는 이상 일본 시장 반등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전통적인 소비를 추구한다”면서 “이통사들과 협업을 늘리지 않는다면 판매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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