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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라팔, 누구를 위한 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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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르노 라팔(RAFALE)의 위치에는 약간의 심리적 장애물이 있다. 브랜드에 어떤 역할을 할지, 그리고 누구를 위한 차일까? 글쎄, 르노는 완전히 새로운 플래그십에 대한 야망이 커서 SUV 쿠페 세그먼트에서 독일의 강자들을 뒤엎을(아우디 Q3 스포츠백, BMW X2 등이 벤치마크로 언급됨) 생각이다. 무엇보다 그러한 차에 대한 시장 수요가 상당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라팔은 3기통 1.2L 가솔린 엔진과 한 쌍의 전기 모터(하나는 보조 견인력을 제공하고 다른 하나는 통합 시동 발전기 역할을 한다)가 결합한 르노의 특별한 E-Tech 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고 최고출력 197마력과 최대토크 41.8kg·m을 발휘한다.

운전석 아래에 작은(1.7kWh) 배터리가 있어 짧은 거리에서는 엔진을 끄고 달릴 수 있다. 라팔은 가족 이동용 차량이면서 동시에 거친 강을 달리는 크루저가 되려는 역설적인 실루엣을 지니고 있다. 뒷좌석은 모든 면에서 널찍하고, 트렁크는 경사진 테일게이트 때문에 쓰기 편하다. 정사각형 바닥은 평평하고 푸조 408보다 우유 한 파인트(0.473L) 적은 535리터로 넉넉한  공간이다.

르노는 대시보드 상단의 매끈한 슬레이트 효과와 알칸타라(60% 재활용) 및 가죽을 도입해  저렴한 모델로 익숙한 환경에 고급스러운 매력을 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광택 나는 검은색 플라스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상당히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준다. 도어 패널의 미묘한 삼색 스티치로는 생기를 불어넣지 못한다.

물리 스위치 기어는 비교적 풍부하게 제공되며, 촉감과 접근성 모두 만족스럽다. 테두리가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무심하게 네모난 모양이지만 익숙한 오디오 및 크루즈 컨트롤 토글과 양쪽에 잘 반응하는 햅틱 버튼 패널이 있다. 모두 예상한 위치에 잘 배치되어 있다. 능동형 안전 및 인포테인먼트와 관련하여 최근의 ‘제대로 된’ 행보를 이어가는 르노는 라팔의 터치스크린에 너무 많은 기능을 부여하지 않았다. 토글스위치로 실내 온도 조절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스티어링 휠 측면에 저장된 ADAS 설정 활성화 버튼이 있다.

하지만 에스프리 알핀 배지와 스포츠카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라팔은 결코 빠른 차가 아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출력은 197마력에 불과하며, 1.7톤에 달하는 무게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 결과 0→시속 100km 스프린트에는 8.9초가 소요된다. 두 동력원이 항상 함께 작동한다면 더 빠를 것이다. 하지만 라팔은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전기 모터의 67마력만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가솔린 유닛이 깨어나면 경쾌함이 살아나지만, 사운드트랙은 상대적으로 특징이 없고 최대 부하에서는 소란스러워지기 직전이다.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오스트랄은 엔진과 모터의 5단, 2단 클러치리스 비동기식 변속기의 느린 반응으로 인해 비판을 받아왔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고 라팔은 훨씬 더 직관적으로 변속된다. 라팔의 맞춤형 섀시 하드웨어는 오스트랄과 7인승 에스파스보다 20mm 더 넓은 트랙과 10mm 더 넓은 휠, 맞춤형 스티어링 및 서스펜션 튜닝을 통해 스티어링 응답 시간이 30% 향상되고 차체 롤을 10% 줄였다고 르노는 말한다.

엔트리급 테크노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는 저속에서 최대 5도까지 회전할 수 있는 리어 액슬이 장착되어 회전 반경을 줄이고 민첩성을 높였다. 클리오와 같은 10.4m의 회전 반경을 제공하거나 시속 50km 이상의 속도에서 앞차축의 방향을 따라 빠른 기동 시 안정성이 향상된다. 물론 라팔은 코너 중간 스로틀을 밟아도 라인을 유지하며 밀어붙일 때 흔들림이 없다.

너그럽게 생각한다면 메간 RS와 같은 토크 벡터링 핫 해치와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중간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감각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예민한 운전자를 진정으로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스티어링 랙은 빠르고 섀시는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어 넓은 도로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스티어링이 너무 무뎌서 활기차게 달릴 수 있는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브레이크 페달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저속에서는 조절력이 부족하고 온·오프 스위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곧 출시될 알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리어 액슬에 추가 모터를 장착해 사륜구동과 최대 296마력을 제공한다. 라팔의 성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핸들링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체 롤은 놀라울 정도로 잘 억제되어 있다.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 안정감을 주는 여유로운 달리기가 꽤 마음에 들었다. 움푹 팬 곳을 지나갈 때의 울컥거림 등 보조적인 승차감은 여전히 까다롭고 불안함이 남아 있지만 말이다. 고속 주행 시 노면 소음과 풍절음도 심한 편이다. 물론 오스트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이 가격대에서 이만큼 취향에 맞는 차를 찾기는 어렵다.

CEO 루카 드 메오의 르놀루션(Renaulution) 계획이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르노는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따라서 세단 대신 SUV를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출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한탄할 수는 있지만, 아무도 다시 태어난 라구나를 사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라팔은 점점 더 혼잡해지는 – 약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 SUV 시장에서 눈에 띄고 잠재적으로 광범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충분히 차별화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글 펠릭스 페이지(Felix Page)

오토카코리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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