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 상용차 PV5가 영국 경상용차(LCV) 전문지로부터 내년 주목해야할 신차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왓밴(What Van?)’이라는 영국 전문지는 자체적으로 신차를 평가하는 어워즈를 통해 PV5가 업계에 변화를 주고 활력을 더하게 될 차종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전했다. 또한 내년 주목할 만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차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댈러스(James Dallas) 왓밴 에디터는 “다재다능한 모듈러 방식으로 선보이는 기아 PV5는 LCV 시장에 전동화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사실 기아 PV5는 일반고객보다는 기업고객을 주력 타깃으로 하는 전기차다. 기본적인 외관 디자인은 있지만 기업이 PV5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실내 구성과 사양이 달라진다. 각 차체 부위가 조립되는 모듈러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일반고객용 자동차보다 생산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체계적이고 맞춤 구성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지는 현대차 포터나 기아 봉고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전기 상용차인 PV5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PV5는 기아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신사업을 상징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아는 내년 PV5 출시를 계기로 PBV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PBV는 초기에는 목적기반차량이라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올해 1월 CES 2024에서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BV, Platforb Beyond Vehicle)’으로 의미를 새롭게 정립했다. 자유로움과 유연성을 갖춘 맞춤 설계로 새로운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PV5는 여객 운송이나 화물 운송, 유틸리티 서비스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관련 설계가 적용되고 이를 기반으로 이동경로와 비즈니스 특화 정보 등 외부 데이터와 연결성을 강화해 다수 차량을 동시에 운영하는 ‘FMS(Fleet Management System)’를 지원한다.
차량 자체 특징은 전용 EV 플랫폼을 활용해 긴 휠베이스를 갖췄고 이를 통해 평평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고 한다. 승객용부터 화물용, 오픈베드 타입, 내장 및 냉동탑차 버전 등 다양한 컨버전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기아 측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PBV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전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챙긴 GM, 도요타 등과 자율주행기술 분야 협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요타와 PBV사업 협력을 통해 테슬라 로보택시처럼 무인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도시 내 고령인구가 많고 도로 정비가 잘 이뤄져 무인차 운행에 최적화된 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법규를 잘 지키는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도 무인차 운행에 적합하다. 기아 PV5는 내년 3분기 중 출시될 전망이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의 LCV 시장 진입은 브랜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으로 중요한 산업 변화의 시점”이라며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춘 차량을 기반으로 상용차 비즈니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차별화된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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