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11월 내수 부진
현대·기아 판매량 대폭 감소
르노, 신차 효과로 반등 성공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하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마저도 주요 차종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내수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현대차, 내수 시장에서 두 자릿수 하락
11월은 통상적으로 대규모 할인과 프로모션이 집중되며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기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이 12만36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2221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6만317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어들었다. 스테디셀러인 그랜저는 전년 동기 대비 36.8% 급감한 5047대에 그쳤고, 코나는 36.6%, 싼타페는 13.7%, 캐스퍼는 36.8% 감소했다.
전기차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가 각각 1252대와 734대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기아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11월 국내 판매량은 4만8015대로 4.4% 줄었다. 대표 차종인 스포티지는 모델 체인지가 임박하면서 4233대로 29.2% 감소했고, 모하비는 78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1% 줄었다.
전기차 라인업에서는 EV3가 2284대로 선방했으나 EV6와 EV9은 각각 770대와 99대에 머물렀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로 ‘대약진’
반면 르노코리아는 신차 효과로 홀로 반등에 성공했다. 11월 판매량은 73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9.4% 급증했다.
지난 9월 출시된 그랑 콜레오스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며 전체 판매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6082대가 판매돼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판매량(5393대)을 넘어서며 눈길을 끌었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성과로 현대·기아가 장악하던 중형 SUV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달리 한국GM과 KG모빌리티는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GM의 11월 내수 판매량은 1821대로 전년 대비 39.6% 급감했다. 신차 출시 부재로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의존해온 결과, 판매량은 출시 초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완성차 5사의 시장 점유율에서는 현대차·기아가 89.6%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p 하락했다. 르노코리아의 약진 덕분에 중견 3사의 점유율이 두 자릿수(10.1%)로 올라섰다.
내수 부진 속에서도 각 회사의 전략적 행보가 엇갈린 가운데, 신차 효과와 수출 확대가 앞으로의 생존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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