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1위 SK텔레콤과 KT의 시가총액 격차가 5000억원 규모로 좁혀졌다. 통신 산업 전반의 가치 재평가와 KT 기업구조개편 효과로 풀이된다.
4일 종가 기준 이동통신사 시가총액은 SK텔레콤 12조6297억원(주당 5만8800원), KT 12조592억원(주당 4만7850원), LG유플러스 4조9861억원(주당 1만1420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현재 SK텔레콤과 KT 시가총액 격차는 약 5705억원이다. KT와 SK텔레콤 시가총액 격차는 이날 장중 한 때 2400억원 규모로 줄어들기도 했다. 1년전인 2023년 12월 5일 기준 양사 시가 총액은 SK텔레콤이 11조402억원, KT 8조7093억원으로 2조3309억원까지 격차가 벌어졌었다. KT는 2003년 한차례 SK텔레콤 시가 총액을 앞선 적이 있는데, 역전 현상이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비상계엄 여파로 통신3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KT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구조개편과 AI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결과로 풀이된다. KT는 1년전 지배구조 개편으로 주가가 2만원대로 내려앉았지만, 이를 상당부분 극복하고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KT의 자회사 분할과 마이크로소프트(MS) 협력 사업이 효율화와 이익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다. KT는 MS와 향후 5년간 AI 전환(AX) 분야에서 4조6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약 4500명 인력을 감축하고 임원도 두자리수 가량 줄인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증권은 KT의 기업구조개편 등 기저효과로 2025년 높은 영업이익 성장이 전망되고, 조직 개편 관련 영업비용 감축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예상했다. 2025년 통신 3사 중 가장 괄목할만한 이익 성장 및 주당배당금(DPS) 증가가 예상되는 곳으로 KT를 꼽으며 최우선주(탑픽)을 KT로 변경했다. 목표 주가는 6만원을 제시했다. SK증권도 KT의 목표주가를 4만8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높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구조조정 이후 인건비 절감 효과가 2025년 1분기부터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KT를 비롯한 통신주 전반이 인공지능(AI) 투자와 비효율 신사업 정리 등 구조 개편이 이어지고, 경기침체 속 안정적 현금 흐름으로 인한 경기 방어주 효과가 작용하면서 타산업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AI 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때 통신3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인터넷기업 2위 카카오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통신사 추격은 가시화되고 있다. 3사를 합칠 경우 29조6750억원으로 카카오(약 20조6695억원) 보다는 높고 네이버(30조835억원)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통신사의 AI 사업 성패가 시가총액 역전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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