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저수익·비효율 사업 정리에 본격 나섰다. 성장성이 낮은 비주력 사업 효율화를 통해 불필요한 투자를 최소화하고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년 2월 ‘U+초등나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2020년 출시한 이 서비스는 팬데믹 당시 비대면 교육 수요를 겨냥했지만 가입자 저조에 따라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LG유플러스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픔 ‘화물잇고’ 서비스도 내년 1월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기업용(B2B) 신사업 화물잇고는 37조원 규모 미들마일 시장의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매출 1500억원을 거둔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AI 컨택센터 등 B2B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SK텔레콤도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과 기업형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 등 비주력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한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성과가 부진한 사업도 정리 대상에 올렸다.
KT 역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원내비’ 서비스를 약 8년만에 중단한다. 티맵모빌리티 등 경쟁사 서비스에 밀려 성과가 부진했다. 올 상반기에도 메타버스 서비스 ‘지니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 등 신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성장세가 부진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디지털 물류 플랫폼 자회사인 롤랩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이통사는 본업인 통신과 AI 신사업을 양대축으로 사업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이통 3사 모두 비효율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비용은 AI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에만 AI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AICT 기업으로 전환에 나선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 등 AI 사업에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2028년까지 AI에 최대 2조~3조원을 쏟아붓는다.
이통사는 AI 중심 체질 개선과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한 임원 감축에도 나섰다. KT는 지난달 정기인사를 통해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수를 두 자릿수 줄였다. SK텔레콤도 SK그룹 리밸런싱 기조에 따라 임원을 20%가량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업 성장 둔화가 지속되면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사업 전반에 리밸런싱을 꾀하고 있다”면서 “회사 미래 전략과 맞지 않거나 사업 지속의 경제적 효익이 떨어진 서비스 중심으로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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