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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HBM 중국 수출 규제…삼성‧하이닉스, 진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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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HBM 중국 수출 규제...삼성‧하이닉스, 진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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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미국이 중국을 향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출을 금지하면서 글로벌 HBM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HBM 공급망 중 중국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양사도 중국에 주로 수출하는 2세대 레거시 제품보다는 최신 5, 6세대 프리미엄 제품 공급사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HBM 중국 수출 금지 규제가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해당 규제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밀도가 이 기준을 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HBM 제품군의 중국 수출이 막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급격히 성장하는 AI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메모리를 쌓아 올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 및 저장이 필수인 AI 가속기 등의 핵심 부품이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합산 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 AI 소비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양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경우 HBM 매출의 약 20%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정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 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사 모두 HBM 매출의 핵심인 최신 HBM3E(5세대)의 주요 고객사가 중국이 아닌 미국 등지의 빅테크라는 것이 이유다. 삼성전자 경우도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군이 HBM2(2세대) 등 저사양 레거시 제품으로 실제 매출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양사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레거시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5세대 제품을 비롯해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등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을 높여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HBM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최대 HBM 고객사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미국 빅테크에 HBM3E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을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양산 체계도 최신예 공정을 도입하는 등 등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신 제품인 HBM4에 대한 엔비디아의 조기 공급 요청 등 탄탄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HBM 중국 수출 규제...삼성‧하이닉스, 진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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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급사가 미국 등지로 중국의 비중은 매우 적다”며 “현재 주요 공급사에서 5세대, 6세대 제품 공급 요청이 몰리고 있는 만큼 레거시 제품 양산 비중은 상대 적으로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현재 진행 중인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성능평가)가 마무리되면 연내부터 본격적인 프리미엄 제품 공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사(엔비디아)의 퀄테스트의 중요한 부분은 통과했다”며 “이르면 연내 본격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엔비디아 외에도 글로벌 주요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3E를 비롯해 HBM4 등 프리미엄 제품은 고객사 맞춤 제작이 중요하다”며 “수율(양품비율) 개선 등을 위해 외부 파운드리도 검토하는 등 고객사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빅테크 고객사들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기술력 우위를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기술 초격차를 유지한다면 중국 수출 없이도 장기적인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한국 업체들의 중국 HBM 수출 제한이 긍정적 뉴스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중국 매출은 투자 방향성의 본질과는 무관하며 어차피 투자자들은 기술 격차의 해소 여부에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삼성전자 경우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납품 승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기술 격차 해소의 중요한 증거”라며 “기술 격차가 해소되면 중국이 없어도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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