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집단감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에 예방 항체주사가 본격 도입되면서 보건의료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이 없어 개인 위생 수칙 준수에 그쳤던 RSV 예방이 이번 항체주사 도입으로 국가 감염병 관리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 한국법인은 3일 영유아 투여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성분명 니르세비맙)’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베이포투스 임상적 가치와 RSV 예방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RSV는 모든 영유아에서 폐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영유아 입원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발병률이 높고, 전 세계 영유아 90%는 2세가 지나기 전 RSV에 감염된다.
RSV는 모든 연령대에서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영유아에서 감염율이 높다. 감염 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부 영유아에서 증상이 악화돼 폐렴 등 하기도 질환 증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RSV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1월~3월 사이에 발생하는 영아 모세기관지염 입원 원인에서 50~80%를, 소아 폐렴 원인에서는 3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포투스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영유아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로, 생후 첫 번째 RSV 계절을 맞은 모든 신생아 및 영아에게 투여 가능하다.
또한 두 번째 RSV 계절동안 중증 RSV질환에 대한 위험이 높은 생후 24개월 이하의 소아를 대상으로도 베이포투스를 투여할 수 있다.
베이포투스는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이후 해외 다양한 국가에서 영유아 대상 RSV 예빵 항체주사로 활용되고 있으며 내년 초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의 연자로 참여한 윤기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RSV 감염증의 질병 부담과 모든 영유아 대상 RSV 예방옵션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윤 교수는 “RSV는 모든 연령대가 감염될 수 있으나 2세 이하 영유아 90%가 감염되며 감염시 경미한 감기 증상에서 폐 감염으로 인한 입원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영유아 가정에 부담을 유발한다”며 “실제 RSV는 모세기관지염과 소아 폐렴의 가장 흔한 바이러스 원인이며 특히 기관지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영유아가 RSV에 감염됐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영유아 자녀의 입원은 영유아 가족 구성원 전체에게 큰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RSV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백신은 우리 몸이 병원균 방어를 학습해 추후에도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영유아는 면역 형성 자체가 어렵고 오히려 백신으로 인한 감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백신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윤 교수는 “첫 번째 RSV 계절에 RSV관련 하기도 질환으로 인해 병원에 방문한 영아 중 78%는 기저질환이 없는 만삭아로, 이를 통해 RSV 예방을 위해 모든 영아를 고려햐애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RSV 예방법은 개인 위생 수칙 준수에 그쳐 RSV 예방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으나 내년부터 국내 도입되는 영유아 대상 RSV 예방주사로 보다 적극적인 RSV 예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첫 번째 RSV 계절에 접어든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투여 가능한 베이포투스의 특장점과 실사용증거로 입증된 RSV관련 입원 예방 효과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베이포투스의 허가 근거가 된 임상연구 MELODY 3상 연구 결과와 해외 의료현장에서 발표된 베이포투스 실사용증거들이 소개됐다.
이후 임상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베이포투스의 실사용 증거로 스페인 갈리시아주에서 시행중인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 관련 내용도 소개됐다.
스페인 갈리시아는 세계 최초로 베이포투스를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에 도입해 2023년 9월부터 베이포투스를 투여 받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집중관찰하며 종단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의학 저널 렌셋(The Lancet)에 발표된 중간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포투스를 투여 받은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RSV로 인한 입원이 미투여 영아에 비해 82%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총 3년에 걸쳐 2026년 10월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미국, 룩셈부르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일관적인 베이포투스의 실사용증거가 발표되고 있다. 미국 CDC는 베이포투스를 도입한 이후,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분석을 실시했다. 2023-2024 RSV 계절 동안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영유아 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베이포투스는 RSV 관련 입원에 90%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박희경 사노피 백신사업부 대표는 “RSV는 미숙아뿐 아니라 건강하게 태어난 만삭아에게도 건강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극적인 예방 필요성이 대두됐던 감염증이다. 베이포투스는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투여가 가능하고 다양한 국가에서 일관적인 실사용증거가 확인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RSV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노피는 앞으로도 영유아와 부모님들의 질병 부담을 이해하고 국내 감염병 예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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