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경영 위기로 흔들린다
르노 협력, 독립성 상실 지적
혼다와의 매각 가능성 논의 중
닛산이 설립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다. 한때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이 브랜드가 경쟁사 혼다로 넘어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이번 닛산의 몰락은 단순히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 중심에는 르노와의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르노 간섭에 흔들린 닛산의 독립성
르노는 1999년 닛산과 얼라이언스를 맺으며 긴밀한 협력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관계는 닛산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다.
협력 초기에는 르노의 자본과 기술 지원이 닛산의 부활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품질 저하와 독자성 상실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르노의 강한 경영 간섭이 닛산 내부의 자율성을 크게 훼손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 결과 닛산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북미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중국 진출에서도 큰 실패를 맛보았다. 과거 전기차 리프의 성공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후 경쟁 모델과 비교해 기술적 우위를 잃었다.
닛산이 자랑했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는 시장에서 유명무실해졌으며, 북미와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 부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현재 닛산의 내수 시장 상황은 처참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며 판매를 견인해야 할 차량 대부분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르노, 닛산 지분 매각 가능성 검토
내수시장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닛산의 재고는 쌓여만 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산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했다.
11월 닛산은 9,000개의 일자리를 줄였고 생산량도 20% 이상 감축했음에도, 전년 대비 85% 감소한 영업이익과 약 1,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엔저 효과로 수출에 유리한 상황에서도 적자가 심화되었다는 점은 닛산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전문가들은 르노와의 협력이 닛산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르노는 현재 닛산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특히 최근 혼다와의 EV 공동 개발 및 내연기관 협력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혼다가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르노가 닛산 지분을 완전히 매각한다면, 닛산은 혼다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닛산 브랜드의 독립성을 잃게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오히려 프랑스 회사보다는 자국 기업으로의 매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르노는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닛산과 혼다의 파트너십을 이용해 전기차 기술이나 시장 지위를 간접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닛산은 생존을 위해 선택의 기로에 섰다.
브랜드 존립을 위해 은행, 보험사 등 장기 투자 기업들을 매각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지만, 현 상황에서 닛산이 독립적으로 회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의 상징이던 닛산의 위기는 결국 르노와의 관계가 남긴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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