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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소울 “韓 무협 게임에 한 획을 그었다” [게임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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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주요 콘텐츠다. 하지만 한국 게임 산업계를 이끌고 만들어갔던 게임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조금씩 잊히는 분위기다. 게임실록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게임과 자주 접하지만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던 게임 상식, 역사, 사건사고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수 십여년간 우리나라 게임사는 무수히 많은 무협 장르 게임을 출시했다. 판타지 장르 게임을 주로 개발하던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2012년 대형 무협 판타지 장르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을 선보였다. 

블레이드&소울.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은 무협 기반의 동양 판타지 장르 PC온라인 MMORPG다. 리니지, 아이온, 길드워 등 중세 유럽 판타지 세계관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해온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동양 판타지 세계관의 게임을 선보인 것이다. 

블레이드&소울은 한편의 잘 만들어진 무협소설과 같다. 이 게임은 ‘운국’과 ‘풍제국’이 중원을 나눠 오랫동안 전쟁을 치르는 시절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무림맹과 혼천교의 대립으로 강호가 혼란스러울 때 고대에 봉인된 마황이 깨어난다. 마황의 오른팔인 진서연은 깨어난 마황을 위해 각지에 흩어진 보물을 모으기 시작한다. 

사건은 진서연이 홍문파 홍석근의 ‘귀천검’을 얻기 위해 홍문파 본거지인 무일봉을 습격하면서 시작된다. 홍석근은 블레이드&소울의 주인공인 ‘막내’의 사부다. 이 습격으로 홍문파는 멸문되고 막내는 묵화의 상처를 입고 바다로 추락한다. 이후 막내는 과거 마황과 싸워 물리친 무림 고수 검선 비월을 만나 사부와 멸문한 문파의 복수를 위해 떠난다. 

블레이드&소울 캐릭터 중 하나인 포화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캐릭터 중 하나인 포화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의 세계관은 게임 이용자들과 무협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엔씨소프트가 앞서 출시한 게임과 비교해 너무도 탄탄한 스토리를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통 무술에 화려한 액션을 결합한 전투 시스템은 무협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전투 시스템에는 이종격투기, 무에타이, 팔극권, 발도술 등 실제 무술은 물론, 지붕 위 뛰어넘기, 담벼락 타기, 물위 달리기, 허공 뛰어다니기, 공중 뛰어오르기, 올라타 제압하기, 잡아 던지기 등 액션이 접목됐다. 당시 게임 이용자들은 상상에만 그쳤던 고퀄리티의 무협 액션을 블레이드&소울이 구현했다며 환호했다.  

블레이드&소울이 게임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친 또 다른 이유는 아트다. 블레이드&소울은 초창기부터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등 전반적인 아트 작업을 현재 시프트업 대표인 김형태 아트디렉터가 맡았다.

블레이드&소울에 등장하는 악당 ‘포화란’은 김형태 아트디렉터가 디자인한 대표 캐릭터로 꼽힌다.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등을 3D로 구현한 블레이드&소울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해 나갔다.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은 출시 초반에는 높은 인기를 끌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사그러들었다. 인기 요소 중 하나인 아트를 맡던 김형태 아트디렉터가 엔씨소프트를 퇴사하면서다. 당시에는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등으로 블레이드&소울에 입문한 이용자가 많았다. 그러나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퇴사로 블레이드&소울에서 동일한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등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면서 이용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초반에 설정됐던 무협 세계관이 이어지지 않은 점도 인기가 사그러진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협에 서양 판타지 요소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현재 와서는 무협을 기반으로 하는 동양 판타지가 아닌 퓨전 판타지를 내세울 만큼 세계관이 크게 변했다. 

엔씨소프트는 후속작으로 2021년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했지만 흥행하지 못했다. 전작의 세계관을 잇지도 못했을 뿐더러 출시 당시 게임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져서다. 여기에 리니지 모바일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BM)을 그대로 차용한 것도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배경이다. 그 결과 블레이드&소울2는 80만원대를 기록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단번에 50만원대까지 떨어트린 게임이라는 흑역사를 만들었다. 

블레이드&소울 블소 네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블소 네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 출시 12년 만에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0월 블레이드&소울 클래식 서버 ‘블소 네오’를 출시했다.

블소 네오는 최신 그래픽으로 리뉴얼하고 전투, 성장 등의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개편했다. 제한없이 무한 경공 사용이 가능하며 다양한 무공서로 자신만의 무공 조합이 가능하다.

전성기 시절에 볼 수 있던 보스 거거붕, 염화대성, 포화란도 선보였다. 인게임 재화 ‘금’의 활용도도 높였다. 블소 네오에서는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장비 옵션을 바꾸는데 금을 활용할 수 있다. 

과거 수려한 아트나 무협 세계관까지는 보기가 어렵지만 블레이드&소울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일부 볼 수 있는 블소 네오는 단번에 이탈 이용자들을 복귀시켰다. 과거 블레이드&소울에 대한 로망을 품었던 이용자들도 대거 유입됐다. 이후 블레이드&소울은 PC방 점유율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9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냈다. 

블레이드&소울은 국내 무협 게임 이용자들에 아쉬움으로 남는 게임이자 한 때는 로망이었던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엔씨소프트가 블소 네오 서버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호응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전성기 시절의 블레이드&소울을 다시 재현해 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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