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업계가 불법 유통망 감시를 강화하고 콘텐츠 다각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되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웹툰 산업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성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탈출구 마련이 절실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 콘텐츠 부문 영업손실 예상치도 104억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적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카카오 스토리 부문 역시 2022년 이후 부진이 이어진다. 카카오엔터테인먼와 픽코마의 매출 증가율은 하락세를 지속해 올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픽코마는 올해 유럽 법인을 정리했고 내년까지 인도네시아와 대만 시장도 철수할 계획이다.
이처럼 웹툰 업계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된 데에는 불법 유통망 급증이 한몫했다. 올해 8월 기준 불법 유통 K-콘텐츠 대응 조치는 55만건이 넘는다. 이는 2019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콘진원이 발표한 ‘2023 웹툰 사업체 실태 조사’에서 관련 업체들은 사업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불법 복제 사이트를 꼽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뿐 아니라 웹툰 업계가 불법 유통망 대응을 강화하는 이유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70개 가량의 불법 유통 사이트를 삭제 및 운영 중단 조치했다. 이들 사이트의 연간 이용자 방문 트래픽은 13억회에 달한다. 카카오엔터도 올해 상반기 동안 불법 유통 웹툰·웹소설 2억7000만건을 삭제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불법 유통은 국내만 해도 수천억원 손해가 나오는데, 글로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 치명적이다”라며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도 해야만 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업황 회복을 위해 IP 연계를 통한 콘텐츠 다각화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타 플랫폼의 인기 작품을 기반으로 하면 해당 플랫폼 소비자를 바탕으로 유입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더군다나 현재 웹툰 주 소비자가 1020 중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강한 다른 소비층도 타겟팅하기 유리하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게임 IP를 원천으로 한 웹툰 ‘배드 본 블러드’ 연재를 시작했다. 2004년부터 20여년간 CCR 사가 서비스한 SF MMORPG ‘RF 온라인’ IP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넷마블이 내년 ‘RF 온라인 넥스트’로 리메이킹 후 출시 예정이다. 현재 해당 웹툰은 평균 평점 9.5점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카카오엔터는 자체 웹툰·웹소설을 이용한 작품을 확장하며 IP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22일 첫 방송된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카카오엔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같은 시기 공개된 동일 IP 웹툰 조회수는 드라마 방영 직후 23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작에 대한 관심 뿐 아니라 하나의 IP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업계 전체가 앞으로는 이런 식의 사업으로 나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툰·웹소설 매출이 2025년에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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