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선 모든 사람에게 로보택시가 개방된다. LA시 인구는 380만명으로, 누구나 웨이모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웨이모원(Waymo One)’을 이용할 수 있다.
LA에서 시승한 웨이모 로보택시는 이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극복하고,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기 충분했다. 웨이모는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 사업부로 출범해 2016년 분사한 자율주행 전문 회사다. LA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등 3곳에서 운행 중이다.
◇웨이모 앱으로 로보택시 호출
시승 구간은 LA컨벤션센터(LACC)에서 대형마트 트레이더조까지 총 거리 8마일(약 13km)로, 이동 시간은 40분이었다.
요금은 33달러(약 4만6000원)다. 우버 택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이동 시간이 오후 5시10분 교통혼잡 시간대라는 감안하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꽉 막힌 도로에서 시속 40km라는 점은 좀 답답하게 느껴졌다.
웨이모원 애플리케이션(앱)을 미국 현지에서 다운받아 코스를 입력했다. 앱은 애플의 스마트폰 계정을 미국 계정으로 바꿔야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앱에서 △위치 정보 △스마트폰 본인 인증 △결제 카드 등록 등 탑승 절차를 완료하니 20분 뒤 로보택시가 도착했다.
차량은 재규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페이스였다. 웨이모 5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다. 차량부터 살폈다. 5세대 시스템에는 카메라와 라이다 5개, 레이더 6개, 고성능 초음파 센서가 장착돼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속도와 거리 등을 측정한다.
탑승하려면 절차가 필요하다. 실제 탑승 과정에서 앱에서 언락(Unlock) 버튼을 누르지 않아 로보택시가 그대로 떠나버린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로보택시는 10분을 돌아 LACC로 돌아왔다. 언락을 누르니 비로소 탑승이 가능했다. 내부는 깔끔했다. 앞좌석과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천장에 카메라 이외에는 다른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버튼이 터치식으로 세팅됐는 데 탑승 정보를 제공한다. 화면에는 스타트 버튼과 차량 이용 방법, 음악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낯설고 겁도 났지만, 뉴진스 히트곡 디토 음악이 흘러나오니 이는 이내 사라졌다.
◇주행 안정감…비보호 좌회전, 차선변경 여유로움
뒷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화면에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전벨트가 몸을 꽉 옥좼다. 로보택시는 신호등과 주변 차량 움직임, 보행자,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며 조금씩 속도를 올렸다. LA 러시아워 시간대 굉장히 많은 차량 때문에 이동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로보택시는 숙련된 택시 기사 이상의 능숙함을 제공했다. 좌회전 구간은 물론, 신호등에서 교통 신호를 무시하는 사람을 살피는 여유로움까지 느껴졌다.
정차 상태의 앞차와 달려오는 차를 보고 어렵지 않게 차선 변경까지 해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에는 주변 차량, 사람, 신호등 등 모든 것을 완벽히 표시하는 고정밀 지도 기술이 돋보였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곧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도착할 때 안전하게 오른쪽으로 세워 정차했다. 웨이모도 다른 일반 차량처럼 경적이 장착돼 있지만, 40분을 주행하고 복잡한 시내 도로를 운행하는 중 경적이나 급제동이 한 번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로보택시 위험 상황인 엣지 케이스에 의문을 제기한다. 돌발 상황을 인지해 순간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 자율주행에 대한 이용자의 시선은 다르지만, 웨이모 로보택시를 직접 경험한 입장으로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한국에서도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선 2027년 로보택시와 로보셔틀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재 국내 자율주행 시범 지구에서 제한되는 상황이 많은 데, 한편으로 제한 구간 완화, 운전자 탑승 없는 로보택시 등으로 일상 생활에 빠르게 파고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소네트, 라이드플럭스, 에스더블유엠 등 로보택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웨이모와 손잡고 6세대 시스템 기반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
LA=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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